일본이 벨기에와 16강전 경기 시작 전부터 수세에 몰리는 모양새다. 페어플레이 점수에 밀려 조별예선에서 탈락한 세네갈의 심판진들이 16강전에 배정됐고, 세네갈 축구협회는 ‘일본을 징계해야 한다’는 항의 서한을 국제축구연맹(FIFA)에 보냈다.
일본은 3일 오전 3시(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벨기에와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을 치른다. FIFA는 이 경기에 말랑 디에디우 주심과 지브릴 카마라와 엘 하지 삼바 부심을 배정했다. 모두 세네갈 출신이다. 국내 팬들은 이같은 심판진 배정을 두고 FIFA의 ‘신의 한수’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하지만 세네갈 심판진이 일본에 불리한 판정을 내릴 경우 또 다른 논란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해외 언론은 “심판진의 결정에 논란이 있을 경우 조별리그 탈락과 연관지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 매체도 이같은 반응을 전하며 “FIFA가 놀라운 결정을 했다”며 세네갈 심판진이 배정된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
앞서 일본은 지난달 28일 폴란드와 H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비신사적인 시간 끌기로 16강에 올라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후반 폴란드에게 0-1로 뒤지고 있었지만 세네갈 또한 콜롬비아에게 0-1로 끌려가고 있다는 사실을 후반 29분 인지하고 적극적인 공격에 나서지 않았다. 수비진에서 공을 돌리며 경기 종료를 기다렸다. 실망한 관중들의 야유가 이어졌지만 소극적인 플레이는 계속됐다.
결국 일본은 페어플레이 점수를 통해 16강에 올랐다. 경기 결과 일본과 세네갈은 1승1무1패(승점 4점)로 동률을 기록했고, 득실차(0) 다득점(4골) 승자승(2대2 무승부)까자 모두 같았다. 옐로카드가 운명을 갈랐다.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경고 4회를 세네갈은 6회를 받아 16강을 결정지었다.
하지만 일본은 아이러니하게도 페어플레이와 거리가 먼 경기를 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고의적으로 소극적인 경기를 펼쳐 축구정신을 위배했다는 것이다.
세네갈축구협회는 “일본처럼 경기하는 팀에 징계를 줘야 한다. 이에 맞는 규정도 마련해야 한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일본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0-1로 경기를 마치려고 했다'는 것을 보고 매우 충격적이었다”면서 “새롭게 도입한 페어플레이 점수제가 오히려 문제를 생기게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축구팬들의 이목을 한몸에 받고 있는 디에디우 주심은 이번 월드컵에서 E조 조별리그 1차전 코스타리카와 세르비아 경기와 A조 최종전 우루과이와 러시아 경기 주심으로 활약했다. 두 경기 모두 심판 판정에 대한 뒷말은 나오지 않았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