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산 자동차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시 보복 조치를 취하겠다고 위협했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최근 미국 상무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미국이 유럽산 자동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2940억 달러(328조원)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 조치를 취하겠다”라고 밝혔다.
EU가 예고한 보복 조치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19%에 이르는 규모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EU가 미국에게 오랫동안 무역장벽을 세웠다는 그의 주장을 반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는 정도만 덜할 뿐 중국만큼 나쁘다” “그들은 메르세데스를 보내는 데 우리는 미국차를 보낼 수 없다”며 "그들은 우리를 매우 나쁘게 대하고 있다. 매우 부당하게 대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트위터에 “EU는 오랜 기간 미국과 우리의 위대한 기업, 노동자에게 관세를 부과하고 무역 장벽을 세웠다”며 “무역 장벽이 무너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EU 차량에 20%의 관세를 부과 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무역전쟁이 심화될수록 경제침체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치킨게임’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무역전쟁은 기업과 소비자의 체감경기를 위축시켜 세계 경제를 침체시키는 하강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지난 20일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서 “최근 만나본 기업인들이 무역 문제에 대해 점점 더 많은 우려를 피력하고 있다”며 “투자·고용을 연기하거나 의사 결정을 미루는 사례를 전해 듣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 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 많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보호무역주의정책은 경험에 비춰볼 때 수출과 소비심리 모두에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무역전쟁이 심화되면 대외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그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교수는 지난 27일 제주포럼 특별 강연에서 “미국발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향후 세계 교역량이 3분의 1 토막나고 그 피해는 한국 같은 수출의존적 국가들이 보게 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박태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