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과 가까운 도서지역인 평안북도 신도군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종합농장 등을 둘러본 뒤 신도군을 ‘주체적인 화학섬유원료기지’로 건설할 것을 주문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갈(갈대) 농사를 잘 지어 최고수확연도의 기록을 정상화하고 앞으로 계속 갈 대풍을 안아오자”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갈대를 활용한 화학섬유생산 방안을 강구할 것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현지지도 소식을 듣고 뒤늦게 찾아온 섬 주민들을 향해 ‘차창 문을 열고 따뜻이 손 저어줬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는 지난 19~20일 세 번째 중국 방문 후 처음 공개된 북한 내 활동이다. 중국과의 경제 협력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내부적으로도 산업 발전을 본격 추진하려는 모양새다. 신도군은 2011년 북한이 지정한 ‘황금평 경제특구’에 해당된다. 북한은 중국과 협력해 압록강 국경지대인 황금평 지역을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했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새 전략노선으로 ‘사회주의 경제 건설’을 채택한 후 경제발전에 공을 들이는 행보를 부각시켰다. 북·미 정상회담 전날인 지난 6월 11일 밤 싱가포르의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기도 했다. 당시 북한 매체는 이례적으로 김 위원장의 이런 행보를 신속하게 전하며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의 사회·경제 발전 실태에 대하여 요해(파악)하시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로 떠나기 전 공개된 마지막 현지지도에서 평양 대동강변에 새로 건립된 평양 대동강수산물식당을 둘러본 뒤 외국 손님들에게도 봉사할 것을 지시했다. 지난달엔 강원도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현장을 시찰했다. 고암·답촌 철로 준공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북한은 개혁·개방 정책으로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룬 중국이나 미국과의 수교를 지렛대 삼아 경제발전을 도모한 베트남 모델을 반영한 경제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