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차전 후 인터넷을 보지 않았다” 울고 웃었던 장현수 심경 고백

입력 2018-06-28 05:12 수정 2018-06-28 06:44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맹비난을 받은 장현수가 독일전 승리 후 힘들었던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1차전과 2차전이 끝난 뒤 인터넷을 보지 않은 게 도움이 됐다고도 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27일 오후 현지시간으로 5시(한국시간으로 27일 오후 11시)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독일과의 2018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김영권과 손흥민의 연속골 덕분에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중앙수비수로 활약한 장현수는 누구보다 기뻐했다. 스웨덴과의 1차전에서 박주호의 부상, 페널티킥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았었다. 이어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는 페널티킥 허용과 성급한 태클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덕분에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이 오르내리며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덕분에 장현수의 독일전 선발 출전을 두고도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신태용 감독은 다시 장현수를 기용했다. 이날 장현수는 중앙 미드필더로 수비할 때는 센터백으로 뛰며 포어리베로 역할을 해냈다.

두줄 수비의 핵심으로 뛴 장현수는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는데 일조했다. 후반에는 공격에도 가담했다. 모두가 지쳐있는 상황에서 가장 앞장서서 역습에 나섰고 덕분에 한국이 마지막까지 독일을 흔들 수 있었다.

장현수는 “우리 센터백이 2명이라 다 막기 어려워 공간이 생기면 내가 커버 하기로 했다”며 “변형 스리백으로 뛰었더니 독일이 당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팀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했다”고 한 장현수는 “내가 축구를 잘 하는 것도 아니고 특출난 선수도 아니다. 그래서 다른 선수들보다 한 발 더 뛰고 희생한다는 마음으로 뛰었다”고 말했다.

장현수는 그동안 마음고생을 한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심리적으로 힘들었던 건 사실이지만 팀원과 가족들이 있어 잘 버틸 수 있었다”고 한 그는 “1차전과 2차전이 끝나고 인터넷을 전혀 보지 않았다. 안 본 게 나한테 도움이 된 것 같다”는 소회를 밝혔다.

장현수는 또 “선수들이 다 있을 때 내가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하다. 마지막 경기는 도움을 줄 수 있게 이 악물고 뛰겠다’고 했는데 형들이 ‘너 때문에 진 거 아니다. 축구는 팀 스포츠다. 어떤 한 선수로 결과가 달라질 수 없다’고 했다. 형들한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도 했다.

첫 월드컵에서 세계 랭킹 1위인 독일을 잡는 데 공헌한 그는 “어떤 대회보다 뜻 깊었다”며 “결과를 떠나 정말 힘들었다. 몸과 마음으로 축구 생각을 많이 했다. 이 경험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