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경찰, 국가기술자격시험서 부정행위 74명 적발… 3명 구속

입력 2018-06-26 17:18
울산경찰청은 국가기술자격인 전기기능장 실기시험에서 조직적인 부정행위를 한 혐의로 시험장 관계자와 수험생, 학원장 등 74명을 적발해 이 중 시험장 관리위원 A(61)씨, 전기학원 B(56)씨, 전기기능장 인터넷 카페 운영장 C(46)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9월 열린 제62회 전기기능장 실기시험 기간 동안 시험장 관리위원이 시험지를 유출해 팩스로 전달하면, 학원 강사가 문제를 풀어 수험생들에게 단체 SNS로 정답을 보내주는 방식으로 부정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가 천안의 한 시험장에서 수험생에게 나눠주고 남은 시험지를 몰래 들고나와 팩스로 B씨에게 전달하면, B씨는 이를 전국 7개 전기학원 원장과 전기기능장 인터넷 카페 운영자 C씨에게 전했다.

C씨는 전달받은 시험 문제를 곧바로 풀어 수험생 250여 명이 초대된 단체 SNS 대화방에 해답을 공유했다.
수험생들은 시험을 시작한 지 30여 분 만에 해답을 볼 수 있었다. 이 가운데 59명이 실기시험을 위해 소지하는 노트북을 통해 대화방에 올라온 답안을 베껴 시험을 치른 혐의로 입건됐다.
이 단체대화장에서는 시험일자가 다른 수험생들끼리 조를 이뤄 부정행위를 품앗이를 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의 조직적인 부정행위로 평균 18%이던 전기기능장 합격율이 55%에서 77%까지 올랐으며 피의자가 운영하는 학원 수험생의 경우 15명 응시에 14명이 합격했다.

경찰은 “공단의 출제·검토위원 관리 소홀 등으로 피의자들이 부정행위를 할 수 있었다”며 “공단에 정책 제안을 통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단 측은 “이번 부정행위가 적발된 뒤로 부정방지신고센터 운영, 일부 금속탐지기를 활용한 휴대전화 사전 차단, 관리위원의 문제지 접근 차단 등을 시행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 시험은 전국 14개 지역 23개 시험장에서 치러졌다. 응시 인원은 1146명이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