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25일 김종필(JP) 전 국무총리 조문 후 “화합과 통합을 가슴에 새기겠다”고 밝혔다. 안 전 후보는 이날 김 전 국무총리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인께서) 대화와 타협이 부족한 한국 정치에 큰 경종을 울리시고 화합과 통합에 대한 가치를 항상 말씀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전 후보는 또 “고인께서는 개인의 정치적 입장보다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한 분”이라며 “그래서 대한민국 정치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고 했다. 이어 “특히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을 통해 IMF 외환위기를 극복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고했다.
자신을 향한 ‘정계 은퇴설’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서는 “문상 와서 그런 말씀을 드릴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서울시장 선거 패배 이후 ‘미국행’에 대한 비판과 관련해서도 “생각을 정리 후에 말씀드릴 기회를 갖겠다”고 함구했다.
안 전 후보는 지난 15일 딸 설희씨의 박사학위 수여식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바른미래당이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하고 불과 이틀 만의 미국행이었기 때문에 당내에서도 “무책임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안 전 후보는 이후 출국 엿새 만인 21일 새벽 4시쯤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당내 인사들조차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할 정도로 조용한 귀국이었다.
앞선 19일 개최된 바른미래당 워크숍에서는 ‘안철수 정계 은퇴론’이 거론됐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안철수의 사심으로부터 모든 비극이 출발했다”며 “안철수 리스크를 해소해야 한다. 정계 은퇴를 하셔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안 전 후보의 멘토로 알려졌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도 20일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더는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지 말고 본업으로 돌아가는 게 더 사회에 기여하는 길일 수 있지 않겠냐”면서 “6년 이렇게 하는 걸 보니까 앞으로 크게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안 전 후보는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한 입장 표명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후보는 미국 출국 전 있었던 캠프 해단식에서 “모든 게 제 부덕의 소치”라며 “당분간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