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폭염 특보가 내려질 것으로 예보됐다. 한낮 무더위에 노출되면서 열사병과 일사병 등 온열질환 발생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노약자와 만성질환자는 건강 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본부는 25일 본격적인 무더위에 따른 온열질환 발생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생기는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가 나타난다. 열사병이나 일사병은 방치시 생명이 위태로워진다.
질병관리본부가 이날 공개한 2013~2017년 온열질환 감시자료에 따르면 5년간 6500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40%(2588명)는 논밭이나 작업장 등 실외에서 낮12시~오후 5시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50세 이상이 전체의 56.4%(3669명)였다. 사망자 가운데는 50세 이상이 75.9%(41명)로 나타나 장년과 고령층이 대다수였다.
올해는 현재까지(5월 20~6월 23일) 총 113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보건당국은 온열질환자가 급증하는 7월부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폭염으로 인한 건강 피해는 건강수칙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예방 가능하다. 물 자주 마시기, 더운 시간대에 휴식하기 등이다. 폭염시에는 갈증을 느끼기 이번부터 규칙적으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스포츠 음료나 과일 주스도 좋다. 다만 신장 질환이 있는 사람은 의사와 상담후 물을 마셔야 한다.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등 초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작업을 중단하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해야 한다.
폭염주의보와 경보가 발령되면 가능한 위험 시간대(낮 12시~오후 5시) 활동을 줄이고 활동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챙 넓은 모자, 밝고 헐렁한 옷 등을 착용하는 게 좋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폭염시 술이나 다량의 카페인 음료를 마신 후 작업하면 위험하고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 뇌졸중 등이 있는 사람은 폭염에 더 취약할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사병 열사병이 발생하면 즉시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기고 옷을 풀고 시원한(너무 차갑지 않은) 물수건으로 닦아 체온을 내린 뒤 병원을 찾아야 한다.
환자에게 수분 보충은 도움 되나 의식이 없는 경우 질식 위험이 있으므로 음료수를 억지로 먹이지 않도록 한다. 이어 신속히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온열질환 가운데 특히 열사병을 주의해야 한다. 열사병은 신체가 조절할 수 있는 체온의 방어기전보다 더 많은 열을 받게 되면 발생한다. 생리적 방어기능이 소실되면 높은 체온에 의해 신체조직이 파괴돼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여름철 햇볕에 오래 서 있다가 갑자기 쓰러지는 것은 더위로 인한 열탈진이 주원인이다. 이는 무더위에 힘들어진 인체내 순환기능이 뇌로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일시적으로 어지럼증을 느껴 발생하며 그늘에서 안정을 취하게 하면 곧 회복된다.
하지만 열사병은 체온조절 중추 자체가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40도 이상 체온이 올라가는 데도 땀을 흘리지 않고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의식장애, 쇼크 등 혼수상태에 빠지기 쉽다. 응급처치가 늦어지면 고열로 인해 세포가 파괴되고 뇌와 간 심장 신장 등 직접적으로 장기를 손상시키고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
면역력이 떨어지고 더위에 취약한 어린이와 노약자, 만성질환자 등은 열사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건강한 성인이라도 운동이나 야외활동을 하거나 무덥고 밀폐된 공간에서 일을 할 경우 평소보다 자주 서늘한 곳을 찾아 휴식을 취해야 한다. 특히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낮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열사병 환자가 발견되면 무엇보다 체온을 떨어뜨릴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하고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신속하게 환자를 서늘한 곳으로 옮긴다. 옷을 풀어줄고 환자의 몸에 미지근한 물을 분무기 등으로 뿜으면서 부채나 선풍기 등을 사용해 시원한 바람을 불어주는 것도 좋다. 필요하면 심폐소생술을 시행한다.
고려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김선미 교수는 “하지만 알코올 스폰지로 몸을 닦는 것은 많은 양의 알코올이 확장된 피부 혈관을 통해 흡수돼 독성을 나타낼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열사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더운 날씨에 가급적 야외활동을 피하고 충분한 휴식과 함께 물을 평소보다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실내 온도는 실외 온도와 많이 차이가 나지 않도록 하고 통풍이 잘 되도록 실내환경을 자주 환기시키는 것도 도움된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