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실종 여고생 추정 시신 야산 풀숲서 발견..경찰 체취견이 찾아

입력 2018-06-24 17:09 수정 2018-06-24 19:32
경찰이 24일 오후 3시쯤 강진군 도암면 한 야산 일대에서 9개 중대 701명과 실종전담반·범죄분석관·미제사건팀 등 30명, 주민 20명 등 총 849명이 수색을 벌인 끝에 실종된 여고생 A양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찾았다<사진=전남지방경찰청 제공>

아버지 친구가 아르바이트를 소개해준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사라진 강진 여고생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지난 16일 집을 나간 지 8일 만이다.

전남지방경찰청은 24일 오후 3시쯤 강진군 도암면 지석리 야산 수색 중에 실종자로 추정되는 시신이 체취견에 의해 발견돼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신이 발견된 곳은 지난 16일 오후 4시24분쯤 실종된 A양(16)의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끊긴 곳에서 도보로 1시간 정도 거리의 야산 풀숲인 것으로 알려졌다. 입고 있었던 옷은 상당 부분 벗겨져 거의 알몸 상태였으며 부패 정도는 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시신의 키와 체격 등을 육안 확인하는 한편 시신을 수습해 강진의료원에 안치한 뒤 지문감식 등을 토대로 정확한 신원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A양을 찾기 위해 9일째 이곳 일대를 중점적으로 수색해왔다. 이날도 9개 중대 701명과 실종전담반·범죄분석관·미제사건팀 등 30명, 주민 20명 등 총 849명이 수색을 벌였다. 헬기 1대와 드론 2대, 체취견 10마리도 동원됐다.

A양은 지난 16일 오후 2시쯤 “아버지 친구가 소개해준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해남 방면으로 가고 있다”며 친구에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신저를 보낸 뒤 2시간30여분만인 오후 4시24분쯤 휴대전화 신호가 끊기며 행적이 사라졌다.

A양은 실종 전날인 15일에는 메신저를 통해 “내일 아르바이트 간다. 메신저를 잘 보고 있어라. 위험하면 신고를 해달라”는 위험을 감지한 글을 보내기도 했다.

경찰은 CCTV 분석 등을 통해 A양이 친구에게 메신저를 보내기 30분전인 오후 1시30분쯤 집을 나선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A양이 집을 나가기 1주일 전쯤 학교 앞에서 B씨를 우연히 만나 아르바이트를 소개받기로 했다는 추가 사실을 A양 친구로부터 확인했다.

A양이 만났을 것으로 추정되는 아버지 친구 B씨(51)는 A양 어머니가 지난 16일 오후 11시8분쯤 자신의 집을 찾아오자 뒷문을 열고 밖으로 달아난 뒤 7시간 뒤쯤 1㎞ 정도 떨어진 공사현장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B씨가 A양이 사라진 직후 집으로 돌아와 차량 세차를 했으며, 집에서 옷가지로 추정되는 물건을 태운 흔적을 확인했다. 사건 당일 자신의 휴대전화를 가게에 두고 나간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은 B씨의 집에서 확보한 소각 흔적물과 차량에서 확보한 머리카락과 지문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했었다.

경찰은 CCTV 영상과 휴대전화 분석을 통해 A양과 B씨의 동선이 일부 겹치는 점을 확인한 뒤 도암면 야산 일대를 집중 수색해 시신을 발견했다.

강진=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