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국립묘지 거절하고 아내가 묻힌 가족묘원으로

입력 2018-06-23 17:07 수정 2018-06-23 17:08
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향년 92세로 별세한 23일 오후 서울아산병원에 빈소가 마련돼 있다. 뉴시스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부인인 고 박영옥 여사가 묻혀있는 충남 부여의 가족묘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김 전 총리가 생전에 국립묘지가 아닌 선산의 박 여사 곁에 가고 싶다고 여러 차례 밝혔기 때문이다.

가족장으로 치러지는 장례는 고인의 뜻에 따라 화장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5일장을 치른 뒤 청구동 자택으로 이동, 노제를 지낸 뒤 서초동에서 화장을 진행한다. 그리고 부여로 가는 동안 모교인 공주고등학교 교정을 들러 노제를 한 차례 더 지낼 예정이다. 장례위원장은 이한동 전 국무총리와 강창희 전 국회의장으로 결정됐다.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23일 빈소가 차려진 서울 아산병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에서 현충원에 안장하는 것을 제안했지만 고인께서 평소 조촐하게 충남 부여 선산의 가족묘에 가고 싶다고 하셨다”면서 “고인의 뜻을 존중해 가족장으로 모시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김 전 총리의 ‘정치적 아들’로 불리는 최측근 인사로 이날 빈소에서 여러 차례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서울 아산병원 빈소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건희 삼성 회장의 조화를 비롯해 각계각층의 조화와 조기 등이 도착했다. 빈소를 찾은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전 국회의원)은 “존경하는 분이 돌아가셔서 아주 슬프다”고 애도를 표했다.

한편 김 전 총리는 이날 서울 신당동 자택에서 호흡곤란 증세를 일으켜 순천향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회복하지 못하고 숨졌다. 2008년 12월 뇌경색 발병 이후 치료를 받아 왔으며, 지난 6·13 지방선거 직전 병원에 병세가 악화돼 입원했다가 퇴원했다. 당시 가족과 측근에게 별다른 말을 남기지 못할 정도로 기력이 쇠했다는 것이 정 의원의 설명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