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고개 숙인 메시… 아르헨티나, 크로아티아에 0대 3 충격패

입력 2018-06-22 06:38 수정 2018-06-22 15:14
리오넬 메시. 신화뉴시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부진으로 다시 고개를 숙였다.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가 연속 득점 행진으로 환상적인 활약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자신에게 모아진 시선의 부담감을 떨쳐내지 못했다.

아르헨티나는 22일(한국시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크로아티아와 가진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0대 3 대패를 당했다. 이 경기에서 메시의 슛은 단 한 차례밖에 나오지 않았다. 메시의 볼 터치 횟수는 50회도 채 되지 않았다. 그만큼 크로아티아의 압박이 강했다.

아르헨티나는 앞서 아이슬란드와 1차전에서 1대 1로 비겼다. 중간전적 1무1패로 16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우승후보로까지 거론됐지만, 이제는 나이지리아와 3차전에서 반드시 승리한 뒤 16강 진출을 위한 ‘경우의 수’를 헤아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조별리그 2연승을 달린 크로아티아는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16강 진출의 하한선인 2위를 확보했다. 크로아티아의 16강 진출은 1998 프랑스월드컵 이후 20년 만의 일이다.

크로아티아의 선제골은 다소 어이없는 상황에서 터졌다. 아르헨티나 골키퍼 윌리 카바예로는 수비수 가브리엘 메르카도의 백패스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바로 앞에 있던 크로아티아 공격수 안테 레비치에게 내줬다. 레비치는 카바예로가 잘못 차 뜬공을 발리슛으로 때려 아르헨티나 골문을 갈랐다.

월드컵 출정을 앞두고 소속팀에서 백업 전력에 머물러 경기에 거의 출전하지 못했던 카바예로는 본선에서 주전으로 투입돼 논란에 휩싸였던 골키퍼다. 참사에 가까운 실수로 이런 우려를 증명하고 말았다. 아르헨티나는 허무하게 내준 선제골에 무너지고 말았다.

크로아티아는 이후부터 일방적으로 공세를 퍼부었다. 후반 35분 모드리치가 페널티박스 아크 중앙에서 방향을 몇 차례 바꾼 뒤 때린 오른발 슛은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그렇게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크로아티아 미드필더 이반 라키티치는 후반 추가시간 1분 3번째 골을 터뜨렸다.

나이지리아(1패)와 아이슬란드(1무)가 같은 날 자정 D조 2차전을 갖는다. 아르헨티나는 아직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아이슬란드가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아르헨티나는 조별리그 3차전에서 승리해도 스스로 운명을 결정할 수 없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