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vs 멕시코’ ‘브라질 vs 스위스’… 잠 못 이룰 새벽의 빅매치

입력 2018-06-17 14:53 수정 2018-06-17 18:00
브라질 축구대표팀 선수들(노란색 상의)이 2014년 7월 8일 벨루오리존치에서 열린 월드컵 4강전에서 경기 종료 호각 소리를 듣고 그라운드에 쓰러지고 있다. 이 경기에서 독일(붉은색 상의)에 1대 7로 대패했다. AP뉴시스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최고의 빅매치는 단연 스페인과 포르투강의 대결이었다. 개인기와 조직력에서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무적함대’ 스페인, 지금 세대 최고의 스타플레이어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한 명만으로 상대를 무력화하는 포르투갈은 첫 판에서 만나 사실상 B조 1위 결정전을 벌였다.

우위를 가리지 못했지만 3골씩 주고받는 난타전으로 명승부를 만들었다. 호날두는 어쩌면 생애 마지막일지 모를 월드컵을 해트트릭으로 출발했다. 유일한 경쟁자로 평가되는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보다 앞선 경기력을 선보였다. 두 나라는 이제 전력상 열세인 이란, 모로코를 상대로 더 많은 승점과 득점을 쌓아야 1위에 오를 수 있다.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대결처럼 사실상 조 1위 결정전으로 여겨지는 빅매치 상당수가 초반에 배정돼 있다. 한국 시간으로 18일 오전 0시부터 5시간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가장 치열한 시간이다. 오전 0시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독일과 멕시코의 F조 1차전, 오전 3시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시작되는 브라질과 스위스의 E조 1차전이 열린다. E조와 F조에서 1위가 유력한 나라들의 대결이다.

독일은 타이틀 홀더면서 톱랭커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현재 FIFA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다. 두 말할 필요가 없는 우승후보다. 멕시코는 한국, 스웨덴과 2위 경쟁을 벌일 나라로 평가되지만 독일을 상대로 반란을 꿈 꿀 만큼 강력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멕시코 특유의 빠른 공수전환과 현란한 개인기는 독일의 견고한 수비진을 무너뜨릴 무기로 평가된다. 치차리토(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게 집중된 공격 방식을 어떻게 변형했을지가 관건이다. 멕시코의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감독은 “수비에 치중하지 않을 것”이라며 화끈한 공격축구를 예고했다. 멕시코의 FIFA 랭킹은 F조에서 두 번째로 높은 15위다.

이어지는 브라질과 스위스의 대결은 E조의 향방을 가를 승부다. 스위스는 유럽에서 네 번째로 높은 FIFA 랭킹 6위에 올라 있다. 각조 1위만 본선 직행권이 주어지는 월드컵 유럽 예선 최종전에서 포르투갈에 0대 2로 패배할 때까지 전승을 질주했다. 플레이오프에서 북아일랜드를 잡고 막차에 올라탔다. 유럽 예선 12경기에서 24득점 7실점을 기록할 만큼 공수에 균형이 잡혔다.

브라질은 월드컵 최다(5회) 우승국이다. 개최국으로 출전한 2014년 월드컵 4강전에서 독일에 1대 7로, 3·4위전에서 0대 3으로 완패하고 4년 만에 유럽을 상대로 자존심을 회복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를 필두로 한 브라질 공격진이 스위스의 견고한 수비진을 어떻게 뚫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E조에는 코스타리카, 세르비아와 같은 강자들이 있다. 브라질이나 스위스 모두 1차전에서 승리하면 기선을 제압해 조별리그 나머지 일정을 수월하게 풀어갈 가능성이 높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