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자유한국당의 대국민 사과를 ‘위장 반성쇼’ ‘할리우드 액션’ 등으로 혹평했다. 한국당이 사과 하루 만에 홍준표 전 대표의 발언으로 감정싸움을 벌인 것을 꼬집은 것이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17일 오전 서면 현안 브리핑에서 “국민은 한국당의 국정운영에 발목 잡는 모습에 표로써 심판했는데 한국당이 집단으로 반성하는 모습은 그냥 잘못했다는 식의 시늉에 불과했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반성을 할 때에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잘못하고 무엇을 개선하겠다는 것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한국당이 반성하고 개선할 것은 문재인 정부 1년 동안 사사건건 발목잡기에만 치중했던 모습이다. 한반도 평화 조성에 대해 무책임한 반대를 일삼고 지속적인 색깔론과 마녀사냥에 몰두했던 점, 일자리 민생 정책까지도 이유 없이 반대해왔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홍준표 전 대표는 반성문을 쓴 지 하루 만에 거친 표현으로 한국당 의원들의 문제점을 세세히 공격함으로써 자중지란에 빠진 모습”이라며 “그 자신도 한국당의 ‘위장 반성쇼’가 못마땅해서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구체적 반성과 쇄신 없이 막연한 할리우드 액션과 ‘그 나물에 그 밥’ 격인 단편적 인적 쇄신의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며 “모호한 반성문을 읽을 것이 아니라 이제라도 문재인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협력과 민주당의 국회 운영에 대한 원만한 대화와 합의를 약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에 대해서도 “국회 정상화에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당 의원들은 15일 국회에서 집단으로 무릎을 꿇은 뒤 반성문을 낭독했다. 선거 참패에 대한 사과였다.
하지만 홍 전 대표가 16일 페이스북에 자신의 임기 동안 ‘사이코패스·친박(친 박근혜) 앞장이’ 등과 같은 의원들을 제명시키지 못한 게 가장 후회된다는 입장을 밝히며 다시 내부 갈등이 불거졌다. 당내에선 지방선거 패배에 책임이 큰 홍 대표가 자중해야 한다고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