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 ‘손님들’… 소년의 눈에 비친 상처 가득 세상

입력 2018-06-14 17:01

국립극단(예술감독 이성열)이 고연옥 작, 김정 연출, 프로젝트 내친김에 제작의 연극 ‘손님들’을 선보인다.

‘손님들’은 세상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 부모를 가장 큰 문제로 생각하는 한 소년의 이야기다. 무력감과 분노로 가득한 ‘부모’와 그 슬하에서 학대받는 아이 ‘소년’을 통해 바라본 불행한 가족의 초상은 우리 사회의 상처를 묵직하지만 날카롭게 그려낸다.

실제 살인사건을 모티프로 한 ‘손님들’은 지탄받아 마땅한 주인공의 행동을 심판하는 대신 소년의 고통스러운 현실과 외로움에 집중한다. 자신의 인격을 희생하면서까지 지켜내고 싶었던 ‘가족’이 악연의 굴레가 되어버리는 상황을 통해 작품은 인간 존재의 본질과 관계의 의미에 대해 조명한다.

이번 작품은 ‘처의 감각’ ‘칼집 속의 아버지’ 등 인간 내면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극작가 고연옥의 희곡을 젊은 연출가 김정의 신선하고 재기발랄한 시선으로 풀어낸다. 소년 역의 김하람을 비롯해 미성숙한 부모 역의 임영준 이진경 등이 호흡을 맞춘다.

‘손님들’은 2017년 차범석희곡상, 동아연극상, 올해의 연극 베스트3 등 주요 연극 상을 휩쓸며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올해 국립극단 ‘기획초청’ 무대로 다시 관객을 만나게 됐다. 오는 26일부터 7월 15일까지 소극장 판.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