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6·13 지방선거 참패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것에 이어 김태흠 자유한국당 최고위원도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1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책임지고 최고위원직을 사퇴한다. 당이 이런 결과를 맞이하게 된 데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대선 참패 후 처절한 과거 반성으로 시작해 시대에 뒤떨어진 보수 가치를 버리고 시대에 맞는 보수가치 재정립을 선행했어야 했다”면서 “범보수우파를 새로운 보수 가치로 통합하고, 정책을 제시하고, 당의 문호를 개방하는 등 혁신을 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홍준표 한국당 대표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김 최고위원은 “홍준표 대표는 측근 챙기기, 비민주적이고 독선적인 당 운영, 부적절한 언행으로 일관해 보수우파 품격마저 땅에 떨어뜨렸다”며 “최고위원으로서 지난 1년간 홍 대표를 견제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역부족이었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서 홍 대표가 사퇴 후 당권에 재도전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서는 ”그런 가정은 적절하지 않지만 벌어진다면 인면수심”이라고 일갈했다.
아울러 당내 의원들에 대해서도 “비가 새는 집에서 본인의 안위만 생각하며 이리저리 피해 다니는 무책임하고 비겁한 행동을 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한국당이라는 낡고 무너진 집을 과감히 부수고 새롭고 튼튼한 집을 지어야 할 때”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민의 믿음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저도 당이 거듭나는 데 작은 밀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제1야당이었던 한국당은 이번 전체 17곳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대패했다. 민주당이 14곳에서 승리를 거둔 반면 한국당을 불과 2곳에서만 당선자를 배출했다. 이에 홍 대표는 페이스북에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영어 문장을 올려 곧 사퇴할 것임을 시사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