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는 뜨거운 날씨 탓에 무기력해지고 냉방기기 가동이 잦아 환절기가 아님에도 체온 변화가 급격해지기 쉽다. 이러한 현상이 체내에 반복되면 면역력도 약화되기 쉬운데,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발생하기 쉬운 여름철 중증 면역질환의 하나가 바로 대상포진이다.
대상포진은 몸 한 쪽으로 띠 모양의 붉은 발진ㆍ물집과 함께 살을 에는 듯한 통증이 동반되는 신경 통증 질환이다. 피부질환으로 착각할 수도 있지만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경이 있는 부위라면 어디든지 나타날 수 있고, 피부 동반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도 극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또한 발열 증세와 근육통이 나타나 몸살ㆍ감기로 착각하기 쉽고 팔과 다리에 찌릿한 통증은 디스크 증상과 비슷하다. 따라서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치료시기를 놓치면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의한 신경손상이 발생하여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후유증과 합병증도 이어질 수 있다.
대상포진의 발생은, 어릴 적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수두를 일으킨 후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몸 속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저하될 때 진무른 피부질환처럼 나타나면서 시작된다. 초기 발생은 면역력이 약해진 50대 이상의 고령자에게 많이 나타나지만 최근에는 과도한 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2~30대 젊은 층에게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초기 대상포진은 심각하지는 않으나 포진 발생이 반복되고 만성화되면 후유증과 합병증이 심해진다. 특히 피부 수포가 사라진 후 통증이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지속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대표적인, 가장 고통스런 후유증이다. 이 신경통은 산후 통증, 만성 암 통증보다도 더 극심하다고 알려질 만큼 고통의 정도가 심각하다. 또한 대상포진 환자 10명 중 1~2명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발전하며 고령일수록 그 인구가 더 많아져 주의를 요한다.
대상포진은 후유증 뿐만 아니라 합병증도 다양한 중증 질환이다. 안면에 대상포진이 발생하면 홍채염, 각막염처럼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안구 질환이 발생할 수 있고, 만성피로, 수면장애, 식욕부진, 우울증 등도 동반할 수 있어 삶의 질을 상당히 저하시킨다.
초기 때에는 치료하기 쉬우나 제 때 치료하지 못해 중증신경통으로 이어질 경우 완치가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기존 의학계는 초기 예방치료 골든타임을 대상포진 발생 후 72시간 이내로 설정하고 있다. 한편 광혜병원 면역통증센터 이창환 원장은 “대상포진 발생 후 4주 전후까지 면역강화 개선치료 프로그램을 적용받으면 호전이 가능하다”며, “대상포진 중증신경통을 완화시키는 치료와 함께 면역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고농축 면역증강치료제를 투여하면 통증을 호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환자의 케이스에 따라 치료 기간이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질환에 대한 꼼꼼한 진료가 중요하다.
대상포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기 전에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내ㆍ외 체온 변화에 유의하고, 운동으로 꾸준히 체력관리를 하도록 한다.
디지털기획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