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6·13 지방선거 개표방송인 ‘선택2018’ 특집 ‘배철수의 선거캠프’가 날카로운 분석에 재미까지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방송은 가수 배철수가 진행을 맡고, 유시민 작가와 전원책 변호사가 열띤 논쟁을 벌이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유 작가와 전 변호사는 먼저 자유한국당의 참패가 예상되는 출구조사를 놓고 패배요인을 분석했다. 전 변호사는 “홍준표 한국당 대표에게도 책임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선거를 이끌 리더가 안 보였다”면서 “화제를 낳고 선거를 이끌 리더가 광역단체장 후보 중에 한, 두 명만 있었어도 이렇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작가는 이에 “홍 대표는 아마 즉각 사퇴를 해야 할 것”이라며 “사퇴하지 않고 어물쩡 거린다면 당내에서 정치적 폭동 양상으로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올 것”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정당이 이 정도의 패배에 직면하고 누가 이끌어야 할지 전망조차 없다면, 조선시대로 치면 제주도로 귀향 보내는 수준”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에 대해서는 다소 다른 시각을 보였다. 전 변호사는 “민주당의 맹점 중 하나가 다수결이 틀릴 수 있는 것이다. 대중의 폭정이나 다수의 폭정이 일어날 수 있다”며 “이런 것에 기반해 포퓰리즘 정치가 일어나면 국가는 몰락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 작가를 향해 “보수가 몰락하는 걸 보니까 속이 시원하냐”고 물었다.
유 작가는 “일단 속이 시원하고 기분도 좋다”고 답한 뒤 “‘새는 양 날개로 날아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최근 한국당 후보들이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일시적인 현상일지 구조가 바뀌는 건지는 알 수 없지만 한국당은 지금부터 고민을 깊게 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전 변호사가 “왼쪽 날개로만 날면 추락한다”고 하자 유 작가는 “오른쪽 날개가 건강해야 한다. 병들어있으면 그걸로 날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두 사람은 진지하게 의견을 주고받다가도 ‘웃음 포인트’를 놓치지 않았다. 배철수가 “변호사님 얼마 전에도 마이크 잡으셨다가…”라고 묻자 전 변호사는 “잘렸죠”라고 대답했다. 유 작가는 “변호사님은 어딜 가도 잘리시지 않냐”며 농담을 던졌다.
이후 전 변호사가 “정당 대변인은 했지만 당적을 가진 적이 없다”고 하자 배철수는 “서류도 만들기 전에 그만뒀느냐”며 장난 섞인 질문을 했다. 전 변호사는 이에 “나는 다 잘려”라고 말하며 유쾌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전 변호사는 최근 TV조선 앵커로 데뷔했다가 5개월 만에 물러났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