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텃밭’ 여주시장, 0.57%p 차 초박빙 끝에 민주당 깃발 꽂았다

입력 2018-06-14 07:48

14일 수도권 내 보수강세 지역인 경기도 여주에서 이항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개표 막판까지 당선자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초접전이었다.

이항진 후보는 전날 열린 제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에서 이충우 자유한국당 후보를 309표 차이로 제치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최종득표율은 이항진 후보가 33.87%(1만8399표), 이충우 후보가 33.3%(1만8090표)로 0.57% 포인트의 근소한 승리였다.

네이버 캡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여주시의 투표율은 58.9%로 전국 투표율(60.2%)보다 낮았다. 무효표는 1097표였고, 기권수는 3만8730표였다. 기권수는 개봉한 투표함에 해당하는 유권자수에서 투표용지수를 뺀 값으로, 선거에 참여하지 않은 숫자로 볼 수 있다.

여주시는 역대 단체장 선거에서 여주군 시절 박용국 군수가 당선된 것을 빼면 모두 보수 후보가 당선된 보수 텃밭이다. 민주당에게는 승리가 쉽지 않을 지역인 것이다.

하지만 보수 후보들의 분열로 이항진 당선인은 행운을 누렸다. 원경희 현 시장이 한국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것이 결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원 후보는 얻은 29.36%(1만5946표)와 이충우 한국당 후보의 득표율을 더 하면 62.66%에 달한다.

네이버 캡처

이밖에도 평창군수와 통영시장 선거 등 곳곳에서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평창군이었다. 14일 한왕기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심재국 자유한국당 후보를 24표 차이로 제치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날 오전 5시40분 기준으로 개표가 100% 이뤄졌는데 한 후보가 1만2489표, 심 후보가 1만2465표를 얻었다. 최종 득표율은 한 후보가 50.04%, 심 후보가 49.95%로 0.09% 포인트의 초박빙 승부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평창군의 무효표는 526표였고, 기권수는 1만2026표였다. 기권수는 개봉한 투표함에 해당하는 유권자수에서 투표용지수를 뺀 값으로, 선거에 참여하지 않은 숫자로 볼 수 있다.

평창군은 전국 투표율(60.2%)를 웃도는 67.9%의 투표율을 보이며 치열한 승부를 가늠케 했다. 누리꾼들은 “평창군수 사례를 보니, 한표 한표가 정말 중요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경남 통영에서도 막판까지 박빙의 승부가 벌어졌다. 이날 오전 6시32분 현재 99.9% 개표된 상황에서 강석주 민주당 후보가 2만8158표를 얻어 강석우 한국당 후보(2만7228표)를 930표 차로 따돌리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득표율은 강석주 후보 39.5%, 강석우 후보가 38.2%로 1.3% 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통영시장 선거 역시 투표율이 66%로 전국 투표율보다 높았다. 특히 두 후보의 이름도 비슷해 끝까지 유권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강석주 당선인은 당선이 확정된 뒤 “이번 선거 결과는 통영의 주인으로 깨어있는 14만 시민 모두의 위대한 승리이자 성숙한 시민의식의 승리”라며 “오직 통영시민과 통영발전만을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