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작가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자사 후보에 대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도 깊이 생각할 문제가 있다”며 선거 기간 여러 잡음으로 커졌을 도민의 불신을 우려했다.
유 작가는 13일 MBC 지방선거 개표방송 ‘배철수의 선거캠프’에서 이 후보의 승리로 예측된 지상파 3사의 경기지사 선거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나중에 연구 결과가 나오겠지만 (경기지사 선거에서) 무효표가 얼마나 나올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유세 과정에서 다시 불거진 ‘여배우 스캔들’ ‘형제의 난’ 논란으로 돌아선 표심이 야당을 대안으로 찾지 않고 무효표로 의사를 드러낼 수 있다는 게 유 작가의 예상이다. 그는 “(투표용지를) 백지로 던지거나, 1·2번 사이에 찍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지사 선거의 무효표 수는 개표율 21.05%를 가리킨 밤 10시10분 현재 2만2873표로 집계됐다. 다른 광역단체를 압도하는 숫자다. 경기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유권자 수를 보유한 서울의 경우 같은 시간 개표율이 6.41%로 다소 늦지만, 무효표 수는 2805표로 적었다.
유 작가는 이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의 경우에도 불신을 거두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이 후보의 말을 다 믿어서라기보다는 ‘그래, 찍어는 준다. 하지만 여기까지'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찍은 유권자도 많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유 작가는 후보의 사생활 논란을 광역단체장으로서 결정적인 결격 사유로 보지는 않았다. 다만 이 후보가 당선을 확정해 도정을 시작해도 도민의 신뢰를 얼마나 회복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 후보에 대한 신임, 신뢰가 많이 훼손된 상태로 (지지자들이) 표를 준 것은 맞을 것”이라며 “이 후보 측은 이 문제에 대해 선거 결과가 좋게 나와도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