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확대회담 파트너는… 김여정-켈리, 김영철-폼페이오, 리수용-볼턴

입력 2018-06-12 11:43

역사적인 북미 정상의 만남이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진행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오전 10시(한국시간) 첫 악수에 이어 45분간 단독회담을 한 뒤 확대정상회담에 접어들었다. 단독회담에는 통역만 배석했지만 확대회담은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 참여했던 양측 인사들이 함께 자리했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정은 위원장

미국 측에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배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는 CIA 국장 출신의 폼페이오 장관은 꾸준히 북한과 접촉해온 인물이다. 북미 정상회담 성사의 미국 측 막후 주역으로 꼽힌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기 위해 두 차례나 북한을 방문했다. 그 결과로 억류돼 있던 미국인 세 명을 송환하는 등 큰 성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볼턴 보좌관은 북한의 ‘기피 인물 1호’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압박카드에 해당한다. ‘대북 초강경파’로 불리는 볼턴 보좌관은 최근 ‘리비아 모델’을 언급하면서 북한과 불편한 관계를 초래키도 했다. 북한으로선 상대하기 싫은 인물이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반드시 배석해야 할 인사였다. 만약 미국의 국가안보를 총괄하는 볼턴 보좌관이 배석하지 않을 경우 미국 내 여론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장으로 이동할 때 차량 옆좌석에 탄 인물도 볼턴 보좌관이었다.


북한 측은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 등 핵심 인물 3명이 모두 배석했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이번 북미회담 개최의 일등공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을 직접 만나기도 했고, 남한의 서훈 국정원장과도 탄탄한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그는 남북·북중 정상회담에서도 김 위원장의 옆자리를 지켰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해 싱가포르 회담 개최를 확정 짓기도 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준비한 주역인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 부위원장은 각각 두 정상 왼쪽과 오른쪽에 앉아 마주본 채 양국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볼턴 보좌관의 대응 상대는 북측의 대표적 미국통으로 불리는 리용호 외무상이다. 리 외무상은 1990년대부터 핵관련 회담에 꾸준히 참여해 온 북한 대미 전문가로 꼽힌다. 켈리 비서실장과 상대할 인물은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부부장이다. 김 부부장은 오빠의 비서실장 역할을 하면서 최근 몇 달 동안 진행된 각국 회담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