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트럼프에게 “나이스 투 미트 유”… 취재진 향해 “땡큐”

입력 2018-06-12 11:21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영어로 첫인사를 건넸다. 스위스 유학파인 김 위원장은 독일어와 영어를 공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12일 오전 10시4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악수를 나눴다. 통역자 없이 두 정상만 가볍게 인사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김 위원장은 “만나서 반갑습니다(Nice to meet you, Mr. presidents)”라고 영어로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간단한 인삿말을 건네며 화답했지만 자세한 대화 내용은 전해지지 않았다.

두 정상은 약 12초 동안 악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손을 작게 위아래로 흔들며 진지한 모습으로 김 위원장과 대면했다. 특유의 ‘공격적인 악수’는 보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외교 행사에서 상대의 손을 강하게 쥐거나 상대방을 자신의 쪽으로 잡아당기는 독특한 악수법으로 화제를 모아왔다.

김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여기까지 오는 길이 쉬운 길은 아니었다”며 “우리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었지만 이 자리까지 왔다”고 했다. YTN은 김 위원장이 사진 촬영과 질문을 마치고 회담장을 떠나는 취재진을 향해 영어로 “감사합니다(Thank you)”를 두 차례 반복해 말했다고 보도했다.

북미 정상회담 개최 소식이 공개된 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영어로 대화할지를 두고 관심이 집중됐다.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는 지난 4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김정은이 스위스에서는 독일어로 공부했고 영어도 같이 써야 했기 때문에 영어를 상당히 잘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식적으로는 한국말을 쓰겠지만 중간중간 아주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학창시절 영어 과목에서 상급반에 들어갔다가 중급반으로 재배치 됐다며 소통이 가능할 정도는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 위원장의 고교 은사인 미첼 리젠은 북미 회담 당일인 12일 미국 NBC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영어를 알지만 아마 모른척할 것”이라며 “그는 훌륭한 학생이지만 뛰어날 정도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리젠은 김 위원장에게 스포츠, 수학, 독일어를 가르친 담임 교사였다. 그는 김 위원장이 “교우 관계가 활발하지는 않았다”면서 “농구를 무척 좋아했다”고 전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