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이 12일 오전 9시(한국시각 오전 10시) 하루 일정으로 열린다. 먼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대일로 대화를 나눈 뒤 배석자가 합류할 예정이다. ‘세기의 담판’이라고 불리며 큰 관심을 끌어온 만큼, 두 정상의 첫인사도 주목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여러 외교 무대에서 ‘강렬한 악수’ 때문에 수차례 구설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의 독특한 악수법은 임기 초반부터 화제였다. 상대방의 손이 하얗게 질릴 때까지 꽉 쥐거나 세차게 흔들었고, 자신의 몸쪽으로 잡아당기기도 했다. 부드럽게 상대의 손등을 두드리거나 쓰다듬을 때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악수 방식은 그의 감정과 밀접히 연관돼 있다. 기선을 제압하고 싶을 땐 공격적으로 상대의 손을 쥐고, 만족스러울 땐 오랫동안 긴 악수를 나눈다. 지난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첫 회담 때는 아예 악수를 거부하며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하다가 진땀을 뺀 적이 있었다. 지난해 2월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의 손을 19초나 잡고 놓지 않았다.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3개월 뒤인 지난해 5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크게 당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앞두고 만난 자리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손이 하얗게 질릴 때까지 악수했다. 제라르 아로 주미 프랑스 대사로부터 “트럼프의 악수에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현지시각) 백악관을 찾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배웅할 때는 총 2차례 악수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한 번, 김 부위원장의 제안으로 두 번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부위원장의 손을 여러 차례 흔들며 대화하는 등 호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김 부위원장의 왼쪽 팔을 여러 번 두드리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무난하게 악수하는 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두 차례 방중 회동, 문재인 대통령과의 1차 남·북 정상회담 때 크게 미소지으며 반갑게 악수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처럼 힘겨루기를 하는 듯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2차 남·북 정상회담 때는 ‘왼쪽-오른쪽-왼쪽’ 순서로 볼을 맞대는 스위스식 인사법을 선보였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