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1일 핵심 참모진들은 막판까지 최종 조율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판문점에서 북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6차례의 회담 의제 협상을 진행했던 성김 주필리핀 미국대사는 1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인 샹그릴라 호텔에서 우리 측 취재진에게 포착됐다.
성김 대사는 구체적인 장소, 회의 내용, 회의 참석자에 대해 “말해 줄 수 없다”면서도 “회의하러 간다”며 막바지 협상에 주력하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판문점 실무 협상에 참여했던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한반도담당관도 함께 움직였다.
성김 대사는 이후 자정쯤, 취재진과 다시 만난 자리에서 최 부상과 11일 만날 예정이냐는 질문에 “만날 것 같다”고 답했다. 성김 대사와 최 부상은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이뤄질 마지막 회동에서 회담 합의문에 들어갈 비핵화 문구, 대북 체제안전보장의 구체적인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에 “성김 대사가 11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전 11시) 북한 측 실무진과 회담한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보다 앞서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이 탑승한 에어차이나 CA61편은 중국 상공을 통과해 창이국제공항에 오후 2시36분쯤 착륙했고, 김 위원장은 오후 3시3분쯤 번호판을 가린 벤츠 방탄차량을 타고 T2(터미널2) VIP 컴플렉스를 빠져나갔다. VIP 컴플렉스는 국가정상들이 싱가포르를 방문할 때 주요 사용하는 곳이다.
김 위원장을 비롯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겸 국무위원회 외교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등을 태운 에어차이나 항공기는 같은 날 오전 평양을 이륙할 당시 편명이 CA122였으나, 베이징 상공에 진입한 이후 편명을 CA61로 변경했다.
김 위원장 일행은 싱가포르 도착 후 곧장 숙소인 세인트리지스 호텔로 이동했다가 3시간30분쯤 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양자회담을 열었다. 김 위원장은 “조미(북미) 상봉이 성과적으로 진행되면 싱가포르 정부의 노력이 역사에 기록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8시23분쯤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을 타고 싱가포르 파야레바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참석 후 현지에서 전용기를 타고 이동했으며, 공군기지에서 곧바로 숙소인 샹그릴라 호텔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리셴룽 총리를 접견할 예정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