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우버를 불러 집으로 향하던 40대 한인 교민이 운전기사가 발사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인 교민사회는 검찰의 미진한 수사와 현지 언론이 피의자의 입장만을 일방적으로 전하고 있는 것을 문제 삼으며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뉴시스에 따르면 지난 1일 새벽 2시45분(현지시간)쯤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한 술집 앞에서 집으로 가기 위해 우버 택시를 탄 교민 김모(45)씨가 운전기사인 마이클 행콕(29)에게 총격을 당해 숨졌다.
덴버 경찰은 이날 오전 8시쯤 유니버시티 블러바드 인근 고속도로 외벽을 들이 받고 멈춰 선 승용차 안 조수석에서 김씨의 시신을 수습했고 행콕을 1급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또 사고 현장에서 10개의 탄피가 발견된 점으로 미뤄 여러 차례 총을 쏴 살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는 김씨가 먼저 폭행하려 해 총을 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인 교민사회는 우버 회사 정책상 총기를 소지할 수 없을뿐더러 단순한 다툼으로 인한 우발적 범행이라고 하기에는 10발이나 발사한 정황 등에 많은 의혹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콜로라도에 거주하는 한 한인은 뉴시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지 언론의 보도가 피의자 측의 말을 일방적으로 전하고 있다”며 “숨진 김씨가 무기를 소지했던 것도 아니었고 위협을 가할 일도 없었는데 10발이나 총을 쐈다는 점에서 우버 운전자의 말을 신뢰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인회 회원들은 미국 언론들이 피의자에게 전과가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등 피의자의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전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언론은 피의자 아내와 친구들을 찾아가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피의자의 아내는 “남편은 독실한 신자이자 성실한 노동자였다”며 “절대 그런 짓을 할 사람이 아니다. 우리는 그를 믿고 있기 때문에 다시 집으로 돌아올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피의자의 친구는 “그는 좋은 아빠이자 남편, 학생이었다. 그의 행위는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했다.
고펀드미 홈페이지에는 피의자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모금을 하자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글에는 “그가 정의를 쟁취하기 위해선 변호사가 필요하다. 모금을 통해 그를 도와주자”며 “가족들은 그가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다린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현재 홈페이지에는 모금 관련 글은 삭제돼 더 이상 확인이 불가능하다.
덴버 경찰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피의자에 대한 수사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