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야야 투레의 뒤끝, “최고는 지단”

입력 2018-06-07 16:35

이번 여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시티에서 계약 만료로 인해 자유계약(FA)신분이 된 야야 투레(34)가 펩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쌓였던 감정이 많은 모양이다.

투레는 4일 ‘프랑스 풋볼’과의 인터뷰를 통해 “과르디올라 감독은 나에게 잔인했다”며 “나는 그가 복수를 하려고 하거나 나를 라이벌로 생각해 질투한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굴욕감이 느껴졌다. 피부 색깔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인종 차별을 했고, 자신이 희생양 중 한 명이었다는 주장이었다. 과거 바르셀로나에서 함께 팀 동료로 뛰었던 사무엘 에투 역시 같은 상황이었다고도 말했다.

투레의 ‘뒤끝’은 계속됐다. 투레는 6일 다른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과르디올라는 크리스탈 팰리스나 왓포드 같은 팀으로는 절대 좋은 성적을 낼 수 없을 것”이라며 "바이에른 뮌헨과 맨시티에서 무한한 재정과 수단을 동원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선수들에게 많은 것들을 요구하기보다 존중을 보여주는 지네딘 지단이 최고의 감독”이라며 “위르겐 클롭(리버풀)과 토마스 투헬(파리 생제르망)도 좋은 감독”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과르디올라는 자기가 천재로 대중들에게 보여지고 싶어 한다”며 “그와 잘 지내지 못하는 이유는 내가 그의 본질을 알아보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투레는 FC바르셀로나를 떠나 2010시즌 맨체스터 시티의 유니폼을 입은 이래 9년 동안 맨시티에서 터줏대감으로 활약해왔다. 특히 2010/11시즌 FA컵에서는 우승을 가져오는 결승골을 기록했으며 2013/14시즌에는 팀 내 득점 1위를 차지하며 맨시티에게 리그 우승을 안기기도 했다.

이번 시즌까지 315경기에 출전한 투레는 맨시티와 프리미어리그 우승 3회, 리그컵 우승 2회, FA컵 1회 우승을 함께 했다.

이렇듯 맨시티에서 중원 사령관으로 자리매김하며 절대적인 입지를 가지고 있던 투레는 2016년 여름 과르디올라 감독이 새로이 팀에 부임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투레가 누비던 맨시티의 중원은 다비드 실바, 케빈 데 브라이너, 일카이 권도간, 페르난지뉴 이 네 명의 선수가 꿰차게 됐다. 플레이 스타일 상 팀 단위 압박에 참여하지 않는 투레가 과르디올라의 전술에서 완벽히 배제된 것이다. 대부분 교체 출전에 그치거나 컵 대회 등 상대적으로 비중이 떨어지는 대회에 모습을 드러내는게 전부였다.

사진 = 과거 FC바르셀로나 시절 야야 투레

투레와 과르디올라 감독의 악연은 과거 바르셀로나 시절부터 이어져 왔다. 당시 과르디올라 감독은 전술적인 이유로 세르히오 부스케츠를 중용하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같은 포지션 경쟁자이던 투레는 후보로 밀리게 됐다.

1983년생, 한국나이로 36살의 투레는 이미 선수로서 황혼기를 걷고 있는 나이지만 아직까지 그를 원하는 클럽은 많다. 투레 역시 “나는 2년 정도 더 높은 수준에 머물 것이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남은 선수 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투레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계속 뛸 것을 예고한 가운데 그의 차기 행선지가 어디가 될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