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영철 만난다… 폼페이오 “김정은 과감한 결단 필요”

입력 2018-06-01 04:31 수정 2018-06-01 04:51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맨해튼 팰리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AP뉴시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회담을 마치고서다. 다만 미국의 목표가 ‘완전하고 입증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라는 점을 강조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과감한 결단’을 호소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3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맨해튼 팰리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미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 “아직 모른다”면서도 “진전이 있었다. 우리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북·미 정상회담은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양측 간 일시적인 마찰로 취소됐다. 김 부위원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들고 미국을 방문,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 회담의 의제, 일정 등을 논의했다.

김 부위원장은 1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과 김 위원장이 맨해튼 38번가 코린티안 콘도미니엄 주유엔 미국차석대사 관저에서 회담할 때 워싱턴 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북한 대표단이 금요일(1일)에 김 위원장의 친서를 들고 워싱턴으로 올 것”이라며 “그 안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기대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부위원장의 만남을 북·미 정상회담 전망을 밝힐 신호로 보고 있다. 비핵화 이행 방법, 북한의 체제보장 문제를 놓고 양측에서 큰 틀의 합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김 부위원장이 워싱턴을 방문해 김 위원장의 친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김 부위원장은 2000년 10월 10일 백악관에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을 예방했던 조명록 차수 이후 18년 만에 미국의 수도를 방문한 북한 고위인사가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이 예정대로 12일 중 열리길 희망한다”며 “한 번의 회동으로 모든 것을 (논의)할 수 없어 두세 차례는 만나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과의 회담 일정을 늘릴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과제는 여전히 남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의 핵심 목표가 CVID”라며 북한과 합의하기 위해서는 김 위원장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이 기회를 놓치는 건 비극과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