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89)가 30일 대구대학교에서 명예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구대는 이날 오전 경산캠퍼스 성산홀(본관) 17층 스카이라운지에서 명예박사 학위수여식을 열고 이 할머니에게 학위를 수여했다. 이 할머니는 일생을 바쳐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헌신했고 올바른 역사 정립을 위해 노력했다. 대학 측은 인류 평화와 인간 존엄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데 공헌한 이 할머니의 공로를 높이 평가해 명예철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이 할머니는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 오랜 투쟁 과정에서 역사와 여성학, 국제법 지식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70세가 넘은 나이에 경북대학교 명예 대학생 3년 과정과 명예대학원 2년 과정을 수료하기도 했다.
이 할머니는 20년 넘게 매주 수요일 서울과 대구를 왕복하며 일본 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시위에 참석해 위안부 할머니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세계에 알리고 일본군의 만행과 피해에 대한 사과를 촉구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해 대구대가 전국 대학 캠퍼스 최초로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한 데 이어 명예박사학위까지 줘서 감사하다”며 “신념에 따라 오랜 시간 싸우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만 많은 분들의 지지와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위안부 할머니들은 아직도 진행 중인 일제하의 독립운동을 하고 있다”며 “대구대 설립자 이영식 목사도 독립운동을 하다 투옥돼 옥고를 치렀는데 대구대에서 받은 명예박사학위여서 더욱 소중하고 뜻깊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