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 “상습적 폭행·폭언, 기억 나지 않는다”

입력 2018-05-29 14:44

이명희(69) 일우재단 이사장이 경찰 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이 이사장은 인천 하얏트호텔 공사현장 인부, 자택 내부 공사 작업자, 경비원과 가정부, 수행기사 등에게 폭언 및 폭행 등을 한 혐의를 받는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이 이사장은 전날 15시간가량에 걸친 조사에서 일부 혐의만 인정할 뿐 대체로 기억이 나지 않거나 폭언 및 폭행을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이 이사장이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거나 기억나지 않았다고 지목한 사건에 대해서는 관련 피해자들을 상대로 보강 조사를 진행한 후 이 이사장에 대한 재소환과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앞서 약 한달에 걸쳐 이 이사장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한 한진그룹 계열사 전 현직 직원과 운전기사, 자택 경비원, 가사도우미 등을 조사했다. 참고인 조사를 받은 피해자 11명 가운데 초반에 처벌 불원 의사를 밝힌 한 명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10명 모두 이씨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 특히 일부 피해자는 이 이사장이 가위, 화분 등 위험한 물건을 던졌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 이사장에게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상습폭행, 특수폭행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상습 폭행과 특수 폭행은 피해자와 합의하더라도 처벌이 가능하다

이 이사장의 갑질 행각은 지난달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공개된 영상엔 이 이사장이 2014년 인천 하얏트호텔 신축 조경 공사장 현장에서 직원의 팔을 끌어당기고 삿대질을 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또 2013년 여름 자택 리모델링 공사에서 작업자에게 폭언을 하는 음성파일이 SNS에 공개되기도 했다. 자택 공사 당시 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도 등장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달 23일 내사에 착수해 6일 이씨를 폭행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전형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