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넥센의 ‘선수 장사’는 사실이었다

입력 2018-05-28 20:16 수정 2018-05-28 20:33

넥센은 지난해 7월 4번 타자 윤석민을 내주고 KT의 정대현과 서의태를 데려왔다. 앞서 지난해 3월 투수 강윤구와 NC 투수 김한별의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당시 많은 팬들은 서로 ‘급’이 맞지 않은 선수 대 선수 트레이드여서 현금이 개입됐을 것이라고 의심했었다. 이런 합리적 의심은 사실로 드러났다.

28일 KBS 보도에 따르면 넥센은 윤석민을 내주면서 KT로부터 5억원을 받아 챙겼다. 넥센과 NC 사이에도 1억원의 뒷돈이 오갔다. KBS는 단독으로 입수한 넥센의 내부 문서에는 이 같은 뒷돈 거래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보도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이후 구단간 선수 트레이드에서 뒷돈이 오갔다는 소문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뒷 돈 거래가 오간 이면 계약이 내부 문건으로 공개돼 KBO 리그에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사건은 KBO 역사상 전례 없는 것으로 리그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뒷돈거래이자 이면계약이라는 평가다. KBO 장윤호 사무총장은 이날 매체들과의 통화에서 “KBO가 어제 밤늦게 연락을 받고 오늘 해당 구단들에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세 구단 모두 인정했고, 넥센과 kt로부터 관련 문서도 받았다. NC는 작성 중이며, 이날 내로 받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KT 측은 KBO에 현금 트레이드 사실을 자진 신고했다고 밝혔다. 구단 관계자는 “2016년 12월부터 트레이드에 대해 협의했고, 현금을 원하는 넥센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다가 팀 성적이 최하위로 떨어진 7월엔 재차 재안에 수락을 했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NC 관계자도 “현금 1억원을 건넨 사실을 인정한다. 넥센의 요청으로 받아 들였다. 물의를 일으켜 야구팬께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지난해 넥센과 트레이드를 단행한 SK와 KIA는 현금 거래는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SK좌완 김성민이 넥센으로 갔고, 팔꿈치 수술로 인한 재활중이었던 김택형이 SK에 입단했다. 당시 SK와 트레이드에도 현금이 포함되지 않았느냐는 의심이 나왔다. 하지만 SK 구단 측은 “김성민과 김택형에 대한 양 구단의 가치 평가가 비슷했다”며 “현금 없이 맞트레이드를 했다”고 밝혔다.

KIA는 트레이드 마감일인 지난해 7월 31일 넥센으로부터 김세현과 유재신을 받고, 손동욱과 이승호를 내보내는 2대 2 트레이드를 했다. KIA 관계자는 “당시 우리는 마무리 투수가 필요했고, 넥센은 두 좌완 투수를 선발 자원으로 육성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면서 “트레이드 과정에서 돈을 주고받은 일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