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폐기물이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문제로 인식되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플라스틱 폐기물 감축에 나섰다.
대표적인 감축 대상은 빨대다. 플라스틱 빨대는 음식물이 닿는 면적이 넓고 세척하기도 어려워 대부분 버려진다. 가장 흔하게 사용되면서 폐기율이 높은 빨대 사용부터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각국 정부가 규제에 나섰다.
영국은 지난달부터 플라스틱 폐기물 감축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마이클 고브 환경부 장관은 빨대와 음료를 젓는 막대 등에 플라스틱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영국 런던과 맨체스터 일대의 스타벅스 매장에서는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지 않게 됐다. 정부 차원에서 플라스틱 빨대 금지 방안을 추진하자 스타벅스가 보조를 맞춘 것이다. 영국에서 900여개의 펍을 운영하고 있는 ‘JD웨더스푼’도 연초부터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를 제공하고 있다.
캐나다 밴쿠버시도 내년부터 음식점 등에서 일회용 빨대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냈다. 법안은 밴쿠버 내 요식업소에서 빨대, 스티로폼 컵 및 포장용기, 비닐백 등 일회용 플라스틱류 제품의 사용을 전면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밴쿠버에서는 해마다 5700만여개의 일회용 빨대가 사용되고 있다. 시 당국은 204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을 완전히 없애는 것을 목표로 위반 업소 적발 시 250캐나다달러(약 22만원)의 과태료를 물리기로 했다.
미국 일부 주에서도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3일 뉴욕 시의회에 발의된 법안에는 시내 음식점과 카페 등에서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는 조항이 담겼다. 시는 플라스틱 대신 유리, 종이, 나무 등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로 만들어진 빨대를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스위스 일부 도시에서도 비슷한 조례가 제정됐다.
한국 정부도 플라스틱 폐기물 감축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달 초 중국의 재활용 폐기물 수입 중단으로 발생한 플라스틱, 비닐 폐기물 수거 중단 사태의 영향이 컸다.
정부는 지난 10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을 논의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을 50% 줄이기로 했다. 2020년까지 모든 생수·음료수용 유색 페트병이 무색으로 전환되고 재활용 때 라벨이 잘 떨어지도록 합성수지로 소재가 바뀌도록 하는 내용이 거론됐다.
흐름에 반발하는 곳도 있다. 대표적 글로벌 기업인 맥도날드다. 맥도날드 이사회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매장 내 플라스틱 빨대를 퇴출하는 안건이 부결됐고 자체적으로 세운 친환경 계획을 실행하겠다며 ‘플라스틱 빨대 퇴출안’에 거부 입장을 표명했다. 영국 등 규제가 적극적으로 진행되는 국가에서는 플라스틱 빨대를 다른 재질로 교체하는 방안을 시도할 예정이다.
단기간에 ‘빨대 퇴출’을 시행하면 막대한 비용이 지출된다며 거부 의사를 나타낸 곳도 있다. 글로벌 포장 기업인 테트라팩이 그렇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5일(현지시간) “테트라팩이 빨대와의 전쟁에 반발하는 계획을 내놨다”면서 “음료 팩에 부착하는 플라스틱 빨대의 필요성을 관계 당국과 정계에 주장할 계획”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테트라팩은 지난달 플라스틱 빨대를 대체할 종이 빨대를 개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최근 고객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환경적 관점에서 플라스틱 빨대가 다른 대체품보다 낫다는 의견을 계속 주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