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과거사 진상조사단이 2009년 언론을 통해 보도됐던 고 노무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 사건을 재조사한다는 보도가 나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MBC는 검찰 과거사 위원회가 ‘논두렁 시계’ 사건을 포함해 수사기관이 불법적으로 피의 사실을 공표한 사건을 광범위하게 조사한다고 27일 보도했다. 여기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 선고를 받은 재독 철학자 송두율 교수의 피의사실 공표도 조사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전했다.
‘논두렁 시계 사건’은 2009년 5월 노 전 대통령이 회갑 선물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받은 스위스제 명품시계 한 쌍을 검찰 수사가 두려워 논두렁에 버렸다는 내용의 SBS보도를 말한다.
이 같은 보도로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었던 고 노 전 대통령은 결국 비극적인 결말에 이르렀다. 이듬해 민주당은 검찰 수사팀을 피의사실 공포 혐의로 고발했지만 검찰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위법성 조각사유’에 해당한다며 무혐의 처리했다.
당시 수사를 지휘했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은 “노 전 대통령에게 도덕적 타격을 우기 위한 원세훈 국정원의 기획이었다”며 “이를 밝히면 다칠 사람이 많다”고 진술했었다.
지난해 10월 국정원 개혁위원회도 ‘논두렁 시계 보도’와 관련해 국정원의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측근이었던 국정원 간부가 이인규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을 만나 ‘고가 시계 수수’ 건은 노 전 대통령 ‘망신 주기’ 선에서 활용하라고 지시했다.
고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시민 작가는 지난해 11월 자신이 출연하고 있는 방송 ‘썰전’을 통해 사건의 전말을 전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유 작가는 “노 전 대통령 검찰 조사 당시(2009년 4월) ‘논두렁 시계’는 언급된 적 없다”며 “시계의 존재를 알게 된 노 전 대통령이 크게 화를 내며 망치로 깨버렸다고 한다”고 전했다.
유 작가는 “노 전 대통령 서거 전 직접 들은 이야기”라며 “노 전 대통령 회갑을 맞아 형 노건평씰르 통해 명품 시계를 선물했는데 노 전 대통령이 화를 낼까봐 전해주지 못하고 퇴임 때까지 보관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퇴임 후 봉하마을로 내려온 권양숙 여자에게 건넸지만 권 여사 역시 같은 이유로 노 전 대통령 모르게 감춰놨다”고 한 유 작가는 “청와대 내부 업무 시스템인 ‘이지원’ 복사 건으로 압수수색이 들어온다는 얘기가 있어 노 전 대통령 재산목록을 만들다 시계를 알게 됐고 노 전 대통령은 화가 나서 시계를 망치로 깨버렸다”고 부연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