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4·27 명장면은 문재인 대통령의 10초 방북”

입력 2018-05-27 18:27 수정 2018-05-27 18:54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7일 열렸던 1차 남북 정상회담의 명장면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깜짝 월경’을 꼽았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극비리에 재회한 26일 2차 회담에서 “4·27 회담 명장면 중의 하나가 (문 대통령이) 10초 동안 넘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회담 때 김 위원장의 권유로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땅을 밟았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6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두 번째 만남을 가졌다. 첫 번째 회담 이후 한 달 만이다. 이번 회담은 김 위원장이 먼저 제안하고 문 대통령이 수락해 이뤄졌다. 극비리에 진행됐으며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회담이 끝나고 몇 시간 뒤 서면 브리핑을 통해 두 정상의 만남을 알렸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담은 농담이 오고 갈 정도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북쪽을 이렇게 찾아왔는데, 처음이 아니다”라며 “4·27 때도 외신이 꼽은 명장면 중의 하나가 10초 동안 깜짝 넘어오는…”이라고 했다. 이어 “좋은 자리에서 제대로 된 차량으로 맞이해야 하는데 장소도 이렇고, 잘 못해 드려서 미안한 마음이다. 가을 초에 평양으로 오시면 대통령 내외분을 맞이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에 “가을에 평양을 방문해 제대로 대접받는 것도 큰 의미가 있지만 두 정상이 이렇게 쉽게 북쪽 판문점에서 만난 것도 남북 간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김 위원장은 한국에서도 인기가 아주 높아졌다”면서 “지난번 (회담으로) 남북 관계가 굉장히 많이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가 자신의 제안으로 성사됐음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나도 이렇게 제안해 놓고 하루 만이죠? 하루 만에 대통령님이 왔다”며 “평화적으로 그런 마음이 더 가까워지고 모이고 평양과 서울이 더 가까워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문 대통령은 회담 다음 날인 27일 오전 10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차 회담 결과를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판문점 선언에 이어 다시 한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통해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고 전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