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왕자’ 모하메드 살라(리버풀)는 27일 새벽(한국시간) 열린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부상당해 경기 시작 30분 만에 교체됐다. 그와 몸싸움을 벌인 세르히오 라모스(레알 마드리드)를 향한 비난이 거세다.
살라는 전반 25분 상대 수비수 라모스와 볼경합 과정에서 팔이 엉킨 채로 넘어졌다. 불안한 밸런스에서 넘어지다 보니 팔이 꺾이는 상황이 발생했고 이는 어깨부상으로 이어졌다. 살라는 어깨를 움켜쥐고 경기를 지속했지만 결국 전반 28분, 더 이상 뛸 수 없음을 직감하고 눈물을 흘리며 애덤 랄라나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이자 유럽에서 가장 뜨거웠던 공격수였기에 살라의 이탈은 승부에 결정적이었다. 그라운드를 떠나며 눈물을 닦는 살라의 모습에 많은 팬들은 아쉬움을 느꼈다.
특히 리버풀과 이집트 축구 팬들은 라모스를 향해 거센 비난을 쏟아 내고 있다. 라모스가 자신의 SNS에 우승 트로피, 메달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자 “살라를 살려내라” “정말 우승이 자랑스럽나?” “깨끗한 플레이를 해야 한다” 등의 글들이 올라왔다. 라모스가 넘어지는 과정에서 일부러 살라를 다치게 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프랭크 램파드는 “고의성이 있었다고 보진 않는다. 일반적인 밀착수비였다”며 “살라가 넘어지는 과정이 불운했다”고 말했다. 살라는 넘어지며 라모스의 몸에 눌려 어깨가 꺾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간판 수비수였던 리오 퍼디난드도 “일부러 다치게 하려는 생각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당초 심각한 부상으로 알려지며 자연스레 살라의 러시아 월드컵 출전 가능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다. 살라는 이집트의 28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어내며 팀의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선수로 꼽히고 있다. 살라의 부상으로 이집트 전역은 침통에 빠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는 속보를 통해 “초기 진단 결과 살라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며 “어깨가 탈구된 것으로 확인됐다. 만약 탈구됐다면 월드컵 출전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행히 살라의 월드컵 출전에는 큰 무리가 없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집트 축구협회는 곧바로 SNS를 통해 “리버풀 메디컬 팀에게 엑스레이 결과가 긍정적이라는 결과를 받았다”며 “이집트 축구협회는 살라가 월드컵에 출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팬들을 안심시켰다.
월드컵 개막이 채 20일도 남지 않은 시점이다. 게다가 살라가 속해있는 이집트는 개최국 러시아의 A조에 속해 첫 경기 일정도 빠른 편이다. 과연 살라가 빠른 회복으로 첫 본선경기 때 그라운드에 나설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