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지난 26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진행된 2차 남북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먼저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담은 종료 3시간 뒤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문 대통령은 “남북 실무진이 통화를 통해서 협의하는 것보다 직접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대화 나누는게 좋겠다고 판단해 전격 회담이 이뤄졌다”면서 “그런 사정 때문에 사전에 회담 사실을 우리 언론에 알리지 못한 데 양해 부탁드린다”고 사전에 회담 사실을 알리지 못한 이유를 설명했다. 회담은 2시간 가량 진행됐고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선 결과 발표는 10분 남짓 진행됐다. 아래는 이날 결과 발표에서 나온 질의응답 일문일답.
Q. 4·27 정상회담 이후 한달 만의 전격적 정상회담인데 이뤄진 구체적 배경은?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어제 정상회담이 갖는 의미는?
A. 판문점 선언 후속 이행과 6·12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과정에서 어려운 사정들이 있었다. 그런 사정들을 불식시키고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이뤄내는 것, 4·27 판문점 선언의 신속한 이행을 다 함께 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봤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자는) 요청을 해왔고 통화를 통해 협의하는 것보다 직접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면 좋겠다 판단해서 전격적으로 회담이 진행됐다. 그런 사정 때문에 회담 사실을 언론에 미리 알리지 못한 것 양해를 구하고 싶다.
Q. 발표문에 ‘북미 정상회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의지 피력했다’고 했는데, 다가올 6·12 정상회담에 어떤 영향 미칠지 전망을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다. 그 과정에서 남아 있는 변수도 있을 거라 보나
A. 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어제 다시 분명하게 피력했다. 김 위원장에게 불분명한 것은 비핵화 의지가 아니라 자신들이 비핵화를 할 경우에 미국에서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체제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하는 것이고, 미국 측이 보장해주겠다는 것에 대해서 확실히 신뢰할 수 있는가에 대한 걱정이 있는 것으로 봤다. 반면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 할 경우 적대관계를 종식시킬 뿐만 아니라 경제적 번영까지 도울 뜻이 있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양국이 각자 갖고 있는 의지를 서로 전달하고 직접 소통을 통해 상대 의지를 확인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6·12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릴 것인지 여부는, 지금 북미 간에 그 준비를 위한 실무 협상이 곧 시작될 것으로 알고 있다. 실무 협상 속에 의제에 관한 협상도 포함되고, 이 의제에 관한 실무 협상이 얼마나 순탄하게 마쳐지는가에 따라 6·12 회담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북미 양국이 상대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분명히 인식하면서 회담이 진전되고 있으니 실무 협상도 본 회담도 잘 될 거라 기대하고 있다.
Q. 조금 전에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고 말했는데 판단 근거가 무엇인가? 북한이 얘기해온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보다 더 진전된 내용을 (김정은이) 말한 게 있나
A. 이미 여러 차례 설명했고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만나 확실히 했다. 실제로 (미국과 북한이 말하는)비핵화 뜻이 같다 하더라도 그것을 어떻게 실행해 갈 것인가에 대한 로드맵은 양국 간 협의가 필요하고 과정이 어려울 수 있다. 그건 북미 간 협의할 문제이니 앞질러 말하기는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Q. 북한이 정말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를 수용할 의지가 있나.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이 트럼프 대통령 측 의중이 반영된 것인지도 궁금하다. 3자(한·미·북) 간 핫라인 통화도 고려 중인가
A. 북한 비핵화 의지에 대해서는 제 거듭된 답변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북미 간 회담을 하려면 그 점에 대한 상대 의지를 확인한 후에 회담이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의지를 확인하고 실무협상을 한다는 것은 미국도 그런 북한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고, 확인 과정에서 미흡한 것 있었다면 실무 협상서 분명히 확인하게 될 것으로 본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노력은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남북 관계 개선에 반드시 필요한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미국, 북한 당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의하고 있다. 미국을 방문해서 회담을 진행했고 어제 김 위원장과 회담을 가졌다. 김 위원장과의 회담 내용도 미국 측에 전달했다.
핫라인 통화가 즉각 전화를 받을 수 있는 통신 구축이 돼야 하는데, 최근 남북간 개설된 것처럼 북미 간에도 앞으로 구축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3자간 핫라인 통화를 개설할 정도까지 가려면 사전에 3자 정상회담부터 먼저 할 수 있지 않을까하고 기대하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하면 3자 정상회담 통해 종전선언이 추진됐으면 좋겠다는 기대도 있다.
김종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