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석 더불어민주당 순천시장 후보에 대한 자질 논란이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자신의 6촌 동생이 조충훈 순천시장을 비방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인 범인으로 드러났는데도 사과 한마디 없는데다 공식 후보 첫 보도자료에 허위 사실을 유포하면 처벌을 받는다는 법조문을 실어 언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속내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 24일 허석 후보가 낸 보도자료는 이날 순천시선거관리위원회에 정당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으며, 배식봉사에도 참여했다는 홍보로 시작한다.
하지만 홍보 내용 뒤에는 “선거캠프에서는 일부 후보의 허위사실 유포행위에 대해 일절 대응하고 있지 않지만 발표 자료는 계속 수집을 하고 있다”는 문장이 나온다.
이어 “공직선거법 제 250조 ‘허위사실공표죄’는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연설·방송·신문·통신·잡지·벽보·선전문서 기타의 방법으로 후보자에게 불리하도록 후보자, 그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이나 형제자매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거나 공표하게 한 자와 허위의 사실을 게재한 선전문서를 배포할 목적으로 소지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법조문을 실었다.
허위사실을 유포한 후보와 이를 그대로 보도한 기자들은 7년 이하의 징역살이를 시킬 수 있고, 3000만원 가량의 큰 금액의 벌금을 물리겠으니 조심해야한다는 뜻으로 해석될 오해가 있다.
특히 윗글에 표기된 ‘발표 자료는 계속 수집을 하고 있다’는 문장에는 언젠가 고소해서 법적 책임을 지게 할테니 생각과 판단을 잘해서 처신하라는 뜻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지역의 한 언론인은 “허 후보가 대표로 운영했던 ‘순천시민의신문’ 법인과 관련한 의혹 제기는 자신이 잘못이 없다면 시민들 앞에 당당하게 알리는 게 정치인의 기본적 소양이다”면서 “이에 대한 설명이나 해명도 하지 않고 오히려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 하는 것 아니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공식후보 등록을 마친 여당의 자치단체장 후보가 시민을 상대로 내 놓은 첫 메시지에서 ‘말을 함부로 하거나 혹시라도 허위사실에 해당하는 내용을 유포할 경우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식으로 해석될 소지가 다분한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는 것은 공산주의식 발언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허석 후보측 관계자는 “이번 보도자료는 일부 경쟁 무소속 후보들이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의혹제기만을 하기에 경고는 해야 된다는 차원에서 작성된 것이다”고 해명했다.
이어 “후보는 일절 대응하지 말라고 했지만, 저 개인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그렇게 됐다”면서 “언론은 의문을 제기하고 그렇게 할 수 있지만, 후보들은 분명한 사실관계가 아닌 것을 유포하면 안 된다는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전직 언론인 출신 이모씨(순천시 조례동·56)는 “후보의 입장을 전하는 보도자료의 핵심 의제가 지역발전이나 미래지향적인 것이 아닌, 다분히 상대방에 대한 경고와 언론에 대해 쌓인 불만들만 그대로 드러나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모씨(덕연동·51)는 “대 시민 메시지인 보도자료를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는 식의 속내를 표출하는 것이 놀랍다”면서 “시민들을 향한 ‘협박’이 도를 넘었다”고 분개했다.
이와 함께 허 후보는 최근 6촌 동생이 지인 3명과 함께 벌인 ‘대자보 사건’에 대해 순천대 학생들과 경쟁 후보들이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데도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어 비난을 받고 있다.
‘대자보 사건’은 허석 후보 6촌 동생인 허모(37)씨가 더불어민주당 순천시장 경선을 이틀 앞둔 지난달 20일 상대 후보인 조충훈 순천시장에 대한 비방 내용이 담긴 대자보를 시내 곳곳에 붙인 혐의로 경찰에 검거된 사건이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허씨는 조만간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 후보는 또 앞선 2014년 순천시장 선거에서도 자신의 선거대책본부장인 A씨(56)가 선거 하루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어 상대 후보인 조충훈 시장의 ‘마약커피 복용설’을 제기하며 모함하다 구속됐다. 당시에도 허 후보는 공식적인 사과 한마디 없었다.
한편 순천시장 선거는 허석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무소속 단일화 후보인 손훈모 변호사와 1대 1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2012년부터 치러진 순천지역 총선과 지방선거 순천시장 선거에서 단 한 차례도 이기지 못하고 여섯 차례 연속 패배를 당했다.
순천=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