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 도보다리 회동 풍경을 묘사한 승효상 동아대 석좌교수의 글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추천했다.
문 대통령은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19일 승 교수가 한 일간지에 기고한 '풍경, 바람과 빛의 아름다움'이라는 글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풍경을 이렇게 잘 묘사한 글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도보다리 풍경의 묘사는 정말 압권이었다. 저는 그때 그 풍경 속에 있었고, 풍경을 보지 못했다”며 “이 글을 통해 비로소 온전한 풍경을 보았다. 대화에 집중하느라 무심히 보고 들었던 나뭇잎이며 새소리까지 생생하게 살아났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나눈 대화도 소개했다. 남북 정상은 도보다리 회동에서 “이런 곳이며, 비무장지대며 우리가 잘 보존하면서 함께 활용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풍경 속 풍경이 되었던 또 한 명의 사내,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에게도 이 글을 보내고 싶다”고 글을 마쳤다.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 한·미 정상회담 참석 차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주치의 송인성 박사를 통해 이 글을 접했다고 했다. 승 교수는 문 대통령의 경남고 동창이다. 지난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의 ‘서울역사문화벨트조성 공약기획위원회’에서 일하기도 했다.
한편 승 교수는 해당 칼럼을 통해 도보 다리에서 진행된 남북 정상회담 풍경의 의미를 되새겼다. 승 교수는 “그들의 진정성 가득한 몸짓은 롱테이크로 줌렌즈에 잡혔고, 되지빠귀·산솔새·청딱따구리 같은 이름마저 예쁜 새들의 소리와 그 위를 지나는 바람 소리가 지켜보는 이들의 숨마저 삼켰다”고 적었다. 이어 “어쩌면 우리 모두에 내재해 있을 폭력과 증오, 불신들을 내려놓게 한 이 풍경, 바람과 빛은 너무도 아름답게 우리의 마음에 스며들었으니 바로 그게 풍경의 본질이었다”고 묘사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