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꿇기’ 논란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큰 갈등을 빚었던 미국프로풋볼(NFL)이 새 규정을 마련했다. 앞으로 이러한 행위에 벌금을 부과한다는 것이다. 이에 선수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NFL 32개 구단주들은 로저 구델 사무총장 주재로 회의를 열어 새로운 국민의례 규정을 입안해 승인했다. NFL은 “국민의례에 참여하지 않을 선수들은 운동장이 아니라 라커룸에 들어가서 대기해야 한다”는 규정과 “선수가 똑바로 기립하지 않고 미국 국기와 국가에 대해 존경심을 표하지 않는다면 해당 구단에 벌금을 물릴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새 규정은 다음 시즌부터 적용된다.
구델 사무총장은 “이번 시즌 모든 리그와 팀들은 국기와 국가에 대한 존경을 보여줬다. 하지만 국가 연주를 지지하지 않는 선수는 그냥 라커룸에 앉아 있어도 된다”고 말했다.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구단주 아트 루니 2세는 “국가가 싫은 선수들에게 필드에 반드시 나오라고 할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지만, 필드에 나온 이상 선수들은 서 있어야 한다”며 “우리는(구단주들)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고 그 결과 현재 내놓은 정책이 가장 최선이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워싱턴포스트에 전했다.
NFL 무릎꿇기는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49ers)의 전 쿼터백 콜린 캐퍼닉이 소수 인종에 대한 경찰의 폭력적 처사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국가 연주 때 일어서지 않고 무릎을 꿇은 채로 앉은 장면이 방영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캐퍼닉은 당시 “유색인종을 억압하는 나라에 자긍심을 보여주기 위해 일어서지 않겠다”고 말하며 ‘인종차별’에 대항하는 행위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자 ‘무릎꿇기’에 동참하는 선수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국민의례를 제대로 하지 않는 선수들의 모습에 분개해 ‘애국심 없는 선수들의 무례한 행동’으로 몰고 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싫으면 떠나라, 선수와 구단주를 해고하라”고 다그치기도 했다.
선수들은 즉각 반발했다. NFL선수협회는 성명을 내고 “이번 개정은 협회와 상의 없이 결정된 것”이라며 “선수 단체협약과 상충하는 부분이 있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크리스 롱은 자신의 SNS에 “이것은 애국이 아니다. NFL 구단주들은 미국 사회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 몸소 행동을 취한 선수들보다 미국을 더 사랑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라는 CNN의 보도를 캡처한 사진과 함께 “승리”라는 글을 적었다.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