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가 자국에 취해진 미국의 추가 금융제재에 반발해 베네수엘라에 주재하는 미국 외교관을 추방했다. 또 베네수엘라 외교부는 미국의 추가 금융제재에 대해 “국제법을 위반한 반인륜 범죄”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22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수도 카라카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당선증 수여 행사에서 “베네수엘라 주재 미국 대사관 최고위직인 토드 로빈슨 공사와 브라이언 나랑호 부공사가 군사적인 음모에 연루된 만큼 48시간 내 출국을 명령했다”며 “그들은 그동안 군사, 경제, 정치 문제에 개입해왔다. 조만간 증거를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음모나 제재로 베네수엘라를 저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네수엘라 외교부도 이날 낸 성명을 통해 “우리는 정당한 투표권을 행사한 베네수엘라 국민을 처벌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이뤄진 미국의 공격과 적대 행위를 다시 한번 비난한다”면서 “임의적이고 일방적인 미국의 제재는 반인륜 범죄이자 정치·경제적 폭력이다. 미국의 봉쇄는 베네수엘라인들이 기초 생필품에 접근할 기회를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인 21일 베네수엘라 채권 매입을 금지하는 추가 경제 제재 조치를 단행한 데 대한 보복 조치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인들에게 베네수엘라 정부 및 국영기업 페데베사(PDVSA)가 발행한 모든 채권의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행정명령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베네수엘라 정부가 50%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관이 발행한 채권이나 매출채권, 담보부 채권, 지분권의 거래 및 구매를 해서는 안 된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제재는 지난 20일 치러진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마두로 대통령이 6년의 임기의 재선에 성공한 직후 이루어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베네수엘라의 대선이 광범위한 부정 속에 치러지는 것이라면서 이를 연기하지 않을 경우 추가 제재를 취할 것이라 경고했었다.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