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비서에게 폭언 들은 학생 “다 거짓말…사과 못 믿는다”

입력 2018-05-22 16:34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의견을 SNS에 올렸다가 나 의원의 비서 박창훈씨에게 폭언을 들은 중학생 A군이 “박 전 비서의 사과를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A군은 22일 페이스북에 “오늘 같이 서럽고 슬프고 힘든 그런 날이 없었다”며 “폭언을 13분 정도 들었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너무 보고 싶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박 전 비서의 사과글을 공유한 뒤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거 아시죠? 박창훈 전 비서님이 이춘호 보좌관님(과) 전화하게 해주겠다더니 전화 오지 않았다”면서 “저는 이 사과를 믿을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A군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나 의원과 공개 면담을 하고 싶어 박 전 비서에게 이 보좌관과의 전화 연결을 요청했다”면서 “알았다는 답을 듣고, 한참을 기다렸지만 연락은 오지 않았다”고 글을 올린 이유를 밝혔다.

아직도 전화가 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글을 올리고 난 뒤, 잠시 후 연락이 왔다”며 “이 보좌관에게 ‘나 의원에게 이야기해서 공개 면담이 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안 해줄게 뻔하다”며 나 의원실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A군은 이번 사건 경위에 대해 페이스북에 나 의원에 대한 의견을 적었다가 박 전 비서관에게 폭언을 듣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1월쯤 정세균 국회의장 불법 주차 기사가 나왔다”며 “이를 최근에 박 전 비서가 페이스북에 공유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래서 내가 박 전 비서에 게시물을 공유하며 ‘나 의원도 불법 주차를 한 적이 있는데, 나 의원의 비서관이 욕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고 말했다.

A군은 “나 의원실에서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은 내용을 내리라’며 페이스북을 테러했다”며 “이 일로 나 의원실에 통화를 했고, 박 전 비서관과 통화를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A군과 박 전 비서의 다툼은 지난달에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4월 28일 페이스북에 “오늘 나 의원실, 박창훈 비서가 겁박성 얘기를 했다”며 “저는 사실 만을 가지고 나경원을 까는 그런 사람이다. 나 의원이 잘못했으면 까이고 잘했으면 칭찬 듣고 하는 게 진정한 의정평가이자 구민의 자유권”이라고 말했다.


앞서 21일 유튜브 ‘서울의 소리’에서 박 전 비서와 A군의 통화를 녹음한 파일이 공개됐다. 박 전 비서는 학생과 언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욕설은 물론이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했다. 특히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박씨는 처음에는 “중학생에게 참교육을 했다”고 글을 썼다가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모든 사람들에게 큰 상처를 줬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깊게 뉘우치고 반성하겠다”라고 전한 뒤 사직서를 제출했다.

나경원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의원실 소속 비서의 적절치 못한 언행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당사자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전적으로 직원을 제대로 교육시키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나 의원의 사과에도 비난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청와대 청원까지 등장했다. “나경원 의원 비서관의 중학생 막말통화 처벌해주세요” “중학생에게 학교 찾아 갈 테니 보자고 협박하는 게 정치인 인가요” “나경원 비서를 신고합니다” 등 여러 건의 청원이 올라온 상태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