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용 중고 차량을 2000대를 실은 대형 화물선에서 불이 나 이틀째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20시간 넘게 진화작업에도 불구하고 배 안에 실려 있는 차량에서 발생한 유독가스가 인천 일대를 뒤덮어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21일 오전 9시40분쯤 인천시 중구 항동 7가 인천항 1부두에 정박 중인 파나마 국적 화물선 오토배너호(5만2224t급)에서 불이 나 현재까지 꺼지지 않고 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한국인 7명과 외국인 24명 등 31명이 배 안에 있었지만 배 옥상으로 대피해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소방당국과 해경이 밤새 물을 뿌리며 진화 작업을 벌여 큰 불길을 잡는데 성공했지만 화물선 규모가 워낙 큰 데다 선박 내부 연기가 거센 탓에 진화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밤 사이 계속된 불로 선박 출입구 쪽 천장이 기울어져 소방대원들이 외부에서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19일 인천항에 입항한 사고 선박은 22일 오후 10시쯤 리비아로 출항할 예정이었다. 차량 5700대를 한 번에 실을 수 있는 대형 화물선엔 수출용 중고차 2438대가 실려 있었다.
소방당국은 13층짜리 화물선 11층에 있던 중고차에서 엔진이 과열되면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불이 나면서 배 안에 실려 있던 2000여대의 차량에서 발생한 유독가스와 연기가 발생했다. 연기는 남동풍을 타고 10㎞ 떨어진 연수구·남동구 일대까지 퍼져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