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국가정상에 꽃다발 선물은 모욕? 특권?… 독일-러시아 ‘꽃다발’ 논란

입력 2018-05-21 17:57
사진=독일 빌트 웹사이트 캡처

독일과 러시아 간 때 아닌 ‘꽃다발’ 논란이 불거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꽃다발을 선물한 것을 두고 ‘여성임을 상기시키려는 것으로 모욕’이라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러시아 측은 오히려 ‘여성의 특권’이라고 반박했다.

독일 일간 빌트는 20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남부 도시 소치를 방문한 메르켈 총리에게 준 꽃다발에 대해 “예의의 표시로 보이지만 사실은 모욕”이라 주장하며 “국가 정상들은 꽃을 주고받을 게 아니라 악수를 해야 한다. (푸틴의) 꽃다발은 메르켈이 여성임을 상기시키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러시아 측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다. 러시아 하원 부의장 이리나 야로바야는 21일 소셜미디어에 “존중의 표시로 선물한 꽃다발을 모욕으로 해석하는 것은 인간관계의 에티켓 상실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어 “여성에게 꽃 선물을 주는 것은 훌륭한 전통이며 여성의 특권”이라며 “여성이 정치인이나 국가 활동가라 해도 예외는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빌트는 전날에도 푸틴 대통령이 소치에서 메르켈 총리를 맞이한 것을 두고 “국제 정치 무대에서 누가 주인인지 보여줬다”며 메르켈 총리의 러시아 방문을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의 방문 이전에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소치로 불러들여 시리아 내전 승리를 자축했는데, 메르켈이 학살자 아사드의 손을 잡은 푸틴과 악수하며 힘을 실어줬다는 것이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