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69) 일우재단 이사장이 28일 오전 10시 경찰에 소환된다. 혐의는 ‘폭행’이다. 지난달 23일 내사에 착수한 경찰은 이달 6일 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로 이 이사장을 정식 입건했다.
소환조사를 일주일 앞둔 지금 경찰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피해자’ 10여명을 지켜내는 것이다. 이들이 진술을 뒤집거나 처벌을 원한다는 의사를 번복하지 않도록 유지하는 게 수사의 최대 관건이 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내사 기간을 포함해 약 한 달간 이 이사장 주변을 조사하며 폭언·폭행을 당했다는 한진그룹 계열사 전·현직 임직원과 운전기사, 가사도우미 등 10명이 넘는 피해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이사장에게 적용된 폭행 혐의는 반의사불벌죄여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을 경우 기소할 수 없다. 경찰은 현재 피해자 신원에 대해 고강도 보안 조치를 취하고 있다. ‘회유’를 막기 위한 것이다.
이 이사장은 2014년 5월 그랜드하얏트 인천 호텔 증축 공사장에서 공사 관계자들에게 폭언을 퍼부으며 손찌검하고, 2013년 여름 자택 리모델링 공사를 하던 작업자들에게 욕을 하면서 폭행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경찰 조사에 응한 피해자들은 이 이사장의 처벌을 원하고 있으며 이 이사장 측은 언론에 공개된 일부 피해자들을 찾아가 합의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이사장의 딸인 조현민(35) 전 대한항공 전무도 광고대행사 직원 2명에게 유리컵을 던진 혐의(폭행)로 입건됐으나 피해자와 합의해 결국 업무방해 혐의로만 검찰에 송치했다. 당시 피해자 2명 중 1명은 경찰 수사 단계에서 처벌 불원 의사를 밝혔고 나머지 1명은 조 전 전무에 대한 구속영장이 신청된 직후 갑자기 입장을 바꿔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