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와이주 하와이섬(빅아일랜드) 동단 킬라우에아 화산 인근에서 2주 넘게 화산재와 용암이 뿜어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첫 중상자가 발생했다.
하와이 현지 언론은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 한 명이 튄 용암에 하반신을 심하게 다쳤다고 20일(현지시간) 전했다.
노스팜스 로드에 거주하는 이 주민은 자택 3층 발코니에 서 있다 용암이 튀면서 공중으로 날아가는 ‘라바 스패터(lava spatter)’에 정강이를 맞았다. 다리를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정확한 상태는 알려지지 않았다. ‘라바 스패터’는 암석을 녹인 발사체 같은 형태인데 작은 조각에라도 맞으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
킬라우에아 화산 주변 모두 22곳에서 용암이 분출되고 있다. 가옥 36채가 부서졌고 4채는 전소하거나 파괴됐다. 용암이 도로를 타고 넘으면서 주민 수십 명이 고립돼 있다가 헬기로 구출됐다. 동쪽 균열에서 흘러나온 용암은 산불을 일으키기도 했다.
미 지질조사국(USGS)은 “용암이 해안도로를 넘어 바다에 닿을 경우 재앙적 수준의 연기가 주변에 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용암이 바닷물에 닿으면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염화수소 또는 염산 성분의 분무 같은 위험물질을 머금은 증기가 피어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미량이라도 피부에 닿으면 위험할 수 있다.
현재 킬라우에아 화산 주변에는 주민 2000명 이상이 대피한 상태다. 화산재 가스 기둥은 여전히 상공 3㎞ 가까이 치솟아 있으며, 유독성 이산화황 가스를 내뿜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