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리아 지원금 2억달러 재검토”… ‘하얀헬맷’ 지원도 보류

입력 2018-05-21 07:07
(사진=AP/뉴시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동구타의 두마 지역에서 지난달 16일 한 남성이 화학무기 공격이 이뤄졌던 것으로 의심되는 장소를 둘러보고 있다.

미국 정부가 2억달러(약 2164억원) 달하는 시리아 안정화 지원금 집행을 재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시리아 북서부 지역에 대한 지원은 이미 중단했다고 CNN이 19일(현지시간) 국무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국무부 관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2억 달러 규모의 시리아 안정화 지원금을 현재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액수와는 별개로 “시리아 북서부에서의 미국 지원프로그램은 북동부 지역을 우선순위로 지원하기 위해 중단됐다”고 덧붙였다. 또 “IS 겨냥 캠페인과 안정화 노력을 포함한 시리아 지원 재검토 결과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안정화를 위해 아랍 동맹국들이 책임질 것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시리아의 발전과 재건 지원에서 미국이 빠질 경우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이익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앞서 미국은 시리아 내전 현장을 누비는 반군 측 민간구조대 ‘하얀헬멧’에 대한 지원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얀헬멧의 라에드 살레 대장은 지원을 중단한다는 통보를 공식적으로 받지는 않았다”면서 “우리가 듣기로는 미국 기관이 수행 중인 중동 사업 일부가 타당성 검토를 받느라 예산 집행이 보류됐다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살레 대장은 올해 3월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 국무부와 하얀헬멧의 회의에서 2020년까지 장기 지원이 거론될 정도로 미국 정부가 긍정적이었다고 전하며, 지원 중단이 갑작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할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고 했다.

미국 정부는 3월말 시리아 복구사업 지원 예산 2억달러의 집행을 보류했다. 예산 집행 보류 결정으로 하얀 헬멧 등 미국이 지금까지 긍정적으로 평가한 사업에까지 불똥이 튄 셈이다. 미국 정부 지원은 하얀헬멧 예산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미국이 지원을 재개하지 않는다면 하얀헬멧은 재정난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내전에 가장 먼저 출동해 목숨을 걸고 구조활동을 벌이는 ‘하얀헬멧’은 2016년 노벨평화상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고, 이들의 활약상을 기록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하얀헬멧’은 오스카상(최우수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을 수상했다.

박세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