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용 “대한민국 국방개혁, 北 김정은 심기에 발목 잡혀”

입력 2018-05-20 18:04

국회 국방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이 20일 “대한민국의 국방개혁이 북한 김정은의 심기에 발목 잡혔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우리 국방부가 한 때 참수를 공공연히 이야기했던 김정은의 눈치를 보느라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방부 내부에선 상황에 따라 국방개혁 2.0이 올 상반기 발표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국방부가 개혁안을 미루고 있는 이유는 김정은 참수작전에 포함된 3축 체계 구축 때문이라고 봤다. 3축 체계는 북한 내 핵·미사일 시설을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 북한에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을 막아내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북한의 도발에 반격하는 대량응징보복(KMPR) 등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김 의원은 “국방부가 11일 청와대에 보고한 국방개혁 2.0은 90% 이상 완성됐다”며 “(그럼에도) 국방부가 개혁안 발표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이유는 김정은 참수작전이 포함된 3축 체계 구축 때문이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 정부가 북한의 눈치를 보느라 국방개혁안 발표를 미루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북한이 꼬투리를 잡은 한미 연합훈련과 관련해 군 실무진의 소극적인 태도도 꼬집었다. 김 의원은 “군 실무진 차원에서 다음 훈련인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축소해 ‘로키’로 진행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며 “남북 화해모드 속에서 군 본연의 임무가 뭔지 장군도, 병사도 갈피를 못 잡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이어 “김정은을 참수하겠다며 창설한 특임여단에서 ‘참수작전’은 장병들 사이 금기어가 된지 오래”라며 “적 눈치 보느라 자국 국민에게 우리 군의 청사진 하나 제때 제시하지 못하는 국방부가 오히려 개혁의 대상은 아닌지 되묻고 싶다”고 주장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