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송파을 손학규 공천 두고 또 계파 갈등… 安 “답답하다”

입력 2018-05-17 16:45


6·13 국회의원 재보선 공천을 두고 바른미래당의 계파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유승민 공동대표와 안철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서울 송파을 공천 과정에 대해 사실상 공개 설전(舌戰)도 벌였다.

유 공동대표는 17일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나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송파을에 대해 (여론조사) 경선으로 결정을 했기 때문에 최고위가 중단시킬 아무런 권한이 없다”며 “사무총장에게 공관위가 결정한대로 경선을 빠르게 진행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현재 공관위는 박종진, 이태우, 송동섭 예비후보 등 4명 중 1명을 여론조사 경선을 통해 공천하겠다고 의결한 상태다. 최고위가 이 의결 사항을 확정 의결하면 그대로 진행되는 셈이다. 하지만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뚜렷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

갈등의 핵심은 송파을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결정하느냐 여부다. 안 후보 측은 손학규 선거대책위원장을 송파을에 전략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최재성 전 의원, 자유한국당 후보인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를 이길 수 있는 후보는 손 위원장 밖에 없다는 논리다. 이 경우 이 지역 출마를 수년 간 준비했던 바른정당 출신 박종진 전 앵커는 공천을 받지 못한다. 하지만 공관위 의결대로 여론조사 경선이 진행될 경우 박 전 앵커의 공천이 유력하다. 유 공동대표는 손 위원장을 제외한 여론조사 경선이 “원칙에 맞다”고 주장한다. 유 공동대표는 안 후보 측이 손 위원장을 전략공천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데 대해 “제가 알기로는 손 위원장 본인이 출마의사가 없는 걸로 안다”고 일축했다. 이어 ‘안 후보는 3등 후보를 내는 것은 안 된다는 입장이다’는 질문에는 “그런 논리라면 우리 당이 후보를 낼 곳이 아무데도 없다”고 지적했다. 유 공동대표는 전날에도 기자들과 만나 “1등할 후보를 찾아오시면 지금이라도 공관위에 부탁해 경선에 집어넣을 용의는 있다”고 날을 세웠다.


안 후보는 강력 반발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송파을 공천 문제가 아직 해결이 되지 않아 답답하다”며 “5월 초부터 손 위원장이 출마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달라고 당에 요청한 바가 있는데 아직도 정리가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에서도 가장 무게 있는 분이 그곳에 나서는 것이 송파을 지역에 유권자들에 대한 도리”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당에서 여건을 만들어주는 게 먼저이며 그분이 생각이 없다고 차단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유 공동대표 발언을 공개 비판한 것이다.

바른미래당 최고위는 18일에도 송파을 공천 관련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안 후보가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한 직후여서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안철수계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서울 노원병 공천을 바른정당 출신 이준석 공동 지역위원장에게 양보했지 않느냐”며 “송파을도 승리 가능성이 낮은 바른정당 출신 후보가 가져가야 하느냐”고 했다. 유 공동대표 측은 “손 위원장이 나가더라도 승리할 가능성은 낮다”며 “시간도 없으니 갈등을 확산시키지 말고 공관위 결정대로 가는 게 순리”라고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