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안철수는 미숙 상태… 박원순은 시민운동 몰입”

입력 2018-05-16 21:46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가 16일 서울 여의도 한국당 당사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는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와의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안 후보는 미숙 상태”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후보는 16일 서울 여의도 한국당 당사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라고 하는데, 안 후보가 야권이냐”며 “문재인 대통령과 같은 당을 했던 안 후보는 이 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이라며 단일화 가능성을 차단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현재까지 여론조사를 보면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크게 뒤진다.

“박 후보가 시민운동을 했다면 나는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을 했고, 국회의원과 경기지사를 지냈다. 내가 박 후보보다 못한 게 뭐가 있나. 안 후보가 미숙이라면 박 시장은 시민운동에만 너무 몰입돼 있어 문제다. 시민운동 하듯 행정을 하면 안 된다.”

-격차를 따라잡을 자신이 있나.

“박 후보는 현직 시장이니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게 정상이다. 또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높다. 이 3중고(重苦) 속에 선거를 치르고 있다. 여기에다 남북 정상회담이 있었고, 미·북 정상회담이 있다. 그러나 농부가 가뭄이 왔다고 하늘만 보며 한탄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나. 가뭄에 물지게를 지고 밭에 물을 주는 농부의 심정이다.”

-너무 편향된 발언으로 중도 표심을 잃는다는 비판이 있다.

“맞는 말이다. 나도 안다. 하지만 이력서 보면 문 대통령보다 내가 더 좌파였다. 그러나 나는 자유민주주의, 자유시장, 자유기업, 자유언론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 표가 떨어지더라도 진리의 길을 가야 한다. 그것이 지금 지더라도 영원히 사는 길이다. 원칙을 지킨 그 다음에 표를 얻는 노력을 해야 한다.”

-김 후보는 2012년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를 겨냥해 최순실씨 부친 최태민 목사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그랬던 후보가 박 대통령 탄핵 이후 태극기 집회에 나간 이유는 뭔가.

“나는 내 말이 다 맞다고 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불통했다. 박 전 대통령은 조카들도 안 본 독한 여자다. 그런데 최순실 정도는 무수리로 본 것이다. 그게 공주님의 비극이다. 하지만 뇌물죄 등으로 탄핵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런 식으로 끌어내리는 것은 맞지 않다. 솔직히 박 전 대통령에게 면회를 한번 가고 싶다. 나도 갇혀봤으니까.”

-보수가 위기에 빠졌다. 보수가 나아가야 할 길은 무엇인가.

“보수는 망했다. 그러니까 뭉쳐야 한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까지도 합쳐야 한다. 홍준표 대표도 당연히 뭉쳐야 한다. 하지만 홍 대표는 비판하는 사람들을 자르면 안 된다.”

-경기도에서 국회의원과 도지사를 했다. 서울에서 정치한 적이 없는데.

“서울은 열린 곳이다. 글로벌한 도시다. 나는 서울에서 대학 다니고, 공장 다니고, 감옥도 서울구치소를 두 번 다녀왔다. 결혼하고 아이들을 낳은 곳도 서울이다. 나는 서울에서 25∼26년 살았다.”

-김 후보가 만들고 싶은 서울은 어떤 서울인가.

“첫째, 미세먼지를 확실히 잡아 마스크 쓰는 사람이 없도록 하겠다. 둘째, 재개발·재건축 다 하겠다. 셋째, 도로와 철로를 달라지게 만들어 교통 문제를 해결하겠다.”

-지금까지 정치하면서 잘한 것과 후회한 것을 꼽는다면.

“잘한 점은 말과 행동이 일치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는 것이다. 후회하는 것은 돈이 너무 없어 베풀기가 힘든 점이다. 가끔 받는 강연료 등을 제외하면 국민연금 53만원 정도 받는 게 전부다.”

하윤해 이종선 기자 justice@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