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잘 챙겨라” 최순실·정유라 드디어 첫 ‘모녀상봉’

입력 2018-05-16 06:32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의 시작과 끝 ‘비선 실세’ 최순실(62)씨가 약 1년 반 만에 딸 정유라씨와 처음으로 구치소에서 만났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씨는 이날 오후 2시쯤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정씨와 면회했다.

이들 모녀는 일반접견 절차로 약 10분간 만났다. 덤덤하게 서로 근황을 묻고 답했다고 알려졌다. 11일 부인과 질환 수술을 받은 최씨의 경과를 살피는 정도의 안부를 물었다고 했다. 눈물을 흘리거나 그간의 애뜻함을 표현하는 특별한 신호는 없었다고 한다.

특히 재판 상황이나 결과에 대한 언급은 최대한 삼갔다고 알려졌다. 최씨는 딸 정씨에게 그저 “잘 지내고 있냐. 건강 잘 챙겨라”와 같은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모녀가 이야기를 나눈 것은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져 귀국한 2016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귀국해 구속된 상태에서 수사와 재판을 받아 온 최씨는 11일 수술을 앞두고 “전신마취가 필요한 대수술이라 생사를 알 수 없으니 딸을 접견하게 해 달라”고 요구했었다. 재판부는 거절했다. 이들이 공범이기 때문에 증거인멸을 공모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해 6월에는 정씨가 최씨를 만나기 위해 서울 남부구치소를 방문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교정 당국은 “정씨가 ‘형사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할 우려’가 있다”며 면회를 불허했다.

그러나 이날은 대법원이 정씨의 이화여대 입학과 관련한 최씨의 업무방해 등 혐의를 두고 징역 3년으로 원심판결을 확정해 면회가 허용된 것으로 보인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