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비 해피성교육연구소장 “유아성교육 표준화된 게 없어요”

입력 2018-05-15 00:45 수정 2018-05-15 00:47
이은비 해피성교육연구소 소장이 14일 인천 남구청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어린이집 보육교사 대상 성교육 강좌에서 '유아성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인천=정창교 기자

14일 인천 남구청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누리과정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성교육'에 참가한 어린이집 교사들이 성교육이 제대로 안돼 교실 안에서 나타나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강사로 나온 이은비 해피성교육연구소 소장의 강의를 경청하고 있다. 인천=정창교 기자




“부모에게 배우는 첫사랑을 교육기관에 맡겨서는 될 일이 아닙니다. 부모교육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14일 인천 남구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누리과정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성교육’ 강의에 인천지역 어린이집 교사들이 대거 참여해 5∼7세 시기의 유아성교육의 중요성에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단법인 해피성교육연구소가 주최한 인천시 남구가 후원한 이 행사에는 윤상현 국회의원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어린이집 교사들을 격려하는 시간도 있었다. 또 남구청장 후보로 나온 여야 후보들도 모습을 드러냈으며, 최순자 인천시교육감 후보도 강의 말미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이은비 해피성교육연구소 소장은 “2006년 화성시 정책사업으로 교구제작을 한뒤 14년째 유아성교육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내 몸이 소중해요’라는 콘텐츠를 개발해 동작구보건소에서 4년간 시행하는 등 노력해왔다”며 “아직까지 국내에 유아성교육이 표준화된 것이 없어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어린이집 교사들은 “자신의 성기를 가지고 노는 행위를 하는 누리과정 아이들이 있지 않느냐”는 강사의 말에 이구동성으로 사실이라고 말해 참가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은비 소장은 강의를 통해 “아동사춘기를 겪고 있는 누리과정 아이들이 남근기에 해당하는 3∼6세때 성기를 잘 가지고 놀도록 부모들이 허용해줘야 교실에서의 이상한 성행위 같은 현상을 해결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 소장은 “14년째 성교육을 하면서 강조하는 것은 ‘고슴도치’와 ‘선인장’ 비유를 통해 함부로 남의 몸을 만지지 못하도록 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몇번이라도 반드시 사과하도록 교육해야 한다것”며 “일부 성교육이 성폭력 위주로 전개돼 ‘싫어요’ ‘안돼요’ ‘변태야’라고 말하게 하는 것은 비정상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성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당당한 반면 성교육을 받지 않은 아이들은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동의 성과 부모의 성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것이 양성평등의 시대를 사는 지혜”라고 역설했다.

그는 “어린이들에게 아이가 태어나는 과정을 있는 그대로 설명해줄 수 있는 교재교구를 활용하는 것이 훌륭한 교육방법이 될 수 있다”며 직접 시연하기도 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