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패싱’ 우려?… 아베 “北, 한국·미국 말고 일본과도…”

입력 2018-05-12 07:00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미국, 한국과만 (정상회담을) 하는 건 좋은 게 아니라는 판단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후지TV에 출연해 “앞으로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올바른 길을 걷는 데는 일본과의 (관계) 정상화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김 위원장도 이런 인식을 가져줬으면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실현’을 남북한의 공동 목표로 하는 판문점 선언을 채택한 데 이어, 내달 12일엔 싱가포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비핵화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아베 총리도 그동안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 등을 위한 북·일 정상회담을 추진해왔으나, 북한 측에서 ‘일본의 과거 식민지배에 대한 사과와 보상이 먼저’란 입장을 밝혀오면서 사실상 논의가 중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베 총리는 북·일 정상회담에 대해 “그냥 만나서 한 번 얘기해보면 좋겠다는 게 아니다. 정상회담을 하면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로까지 이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며 “그런 형태로 정상회담이 실현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에 대해 “빠른 속도로 매우 역동적인 판단을 하고 있다”고 평한 뒤 “납치와 핵·미사일 문제의 진전은 김 위원장에게 달려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목표 달성을 위해 돌파구를 열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또 북·미 회담과 관련해선 “그동안 북한과의 (비핵화 등에 관한)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건 대가를 주는 타이밍이 잘못됐기 때문”이라며 “(대북) 제재 해제 등 대가의 타이밍을 잘못 정하면 같은 과오를 되풀이하게 된다”며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폐기를 달성한 후에 이뤄져야 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김동운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