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십자인대파열이 커리어킬러란 말은 옛말이다

입력 2018-05-11 17:00

올해는 스포츠팬들이 행복한 한 해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공리에 치러졌고, 프로야구는 어느 해 보다 치열한 순위경쟁 중이다. 7월이면 세계 축구인의 축제 러시아월드컵이 8월에는 아시안게임이 시작된다. 이런 스포츠팬들에게 가장 싫은 것이라면 응원하는 선수의 부상이다. 특히 커리어킬러라고 불리는 전방십자인대파열은 당장에 선수를 못 보는 아쉬움보다 이후를 더 걱정해야 한다.

전방십자인대는 무릎의 기능과 안정성을 관장하는 매우 중대한 구조물이다. 따라서 파열 후 시간이 지체되면 필연적으로 무릎불안정증과 그에 따른 연골판 파열 등이 동반되기 때문에 조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의문은 ‘왜 적기에 치료를 받았음에도 선수들이 복귀 후 온전한 기량회복에 이르지 못하는 가?’이다.

북미관절경학회(AANA) 마스터코스와 무릎스포츠 손상치료로 유명한 이탈리아 리졸리 정형외과연구센터(Rizzoli Orthopaedics institute), 스위스, 벨기에 무릎관절센터를 거치며 국제 무릎 스포츠손상에 권위자로 꼽히는 연세건우병원 무릎수술팀 Athretic Injury Part의 조승배 원장은 ‘해부학적 특징이 고려되지 않은 술식’을 원인으로 꼽았다.

조 원장은 “전방십자인대는 해부학적으로 전내측과 후외측 다발로 나뉘며, 각각의 다발이 관절 각도에 따라 장력이 다르고 상호관계를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움직인다. 그러나 보편적 술식은 이같은 해부학적 특징을 고려하지 않고 관절 운동에 따라 변화가 적은 전내측 다발만 재건하는 ‘단일재건술’로 시행된 까닭에 술 후 기능이 온전히 회복되지 않고, 불안정증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운동선수는 운동강도가 높기 때문에 일반인 보다 더 쉽게 재발 등의 합병증이 발생되고 이것이 선수생활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쳐 커리어 킬러로 불린것이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제 전방십자인대파열이 커리어 킬러로 불릴 일은 없어 보인다. 고식적 수술의 단점을 개선한 이중재건술 도입 덕분이다. 이중재건술이란 전내측, 후외측 다발 모두 재건하여 파열 이전과 동일한 정상 무릎상태로 복원하는 술식이다. 무릎뿐 아니라 정형외과 전 수술에서도 고난도 술식으로 꼽히는 수술이다.

어려운 수술이 만큼 장점이 확실하다. 학계에서도 해부, 생역학, 생체적 측면에서 이중재건술 예후가 월등하다고 보고되었고, 국제축구연맹(FIFA) 메디컬 파트에서도 선수들에 십자인대 파열 시 이중재건술을 권하고 있다.

실례로 연세건우병원 조승배 원장 수술팀에서 지난 2013~2017년까지 이중재건술 시행환자의 임상예후 결과 평균입원기간은 4일로(국내평균 12일) 3배가량 빠른 회복기간을 보였으며 수술 후 사고/부상 등 외상요인을 포함해도 수술 성공률이 97%이상이었다.









디지털기획팀 이세연 lovok@kmib.co.kr